무릎에 혹이 잡힌다? 무릎결정종 베이커낭종 궁금증
“선생님, 무릎 뒤쪽 접히는 부분에 물컹하니 혹 같은 게 만져집니다. 이거 혹시 암인가요?”
25년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지내면서 걱정 가득한 말투로 이렇게 묻는 분들을 종종 봐왔습니다.
흔히 환자들이 ‘무릎에 혹이 잡힌다’고 말하는데 무릎결절종(knee ganglion)인 베이커낭종(Baker's cyst)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늘은 이 질환을 주제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무릎결절종 베이커낭종이란?
결절종은 무릎뿐 아니라 손이나 발의 힘줄 혹은 관절에 생기는 물혹을 말합니다. 무릎결절종 대부분이 무릎 내측 슬와부에서 발생하는데, 이곳에 있는 관절액이 관절막을 뚫고 나와 관절액이 고이는 것을 말합니다.
관절에 물이 차오른 상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종종 ‘무릎 젤리에 물이 찼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젤리처럼 끈끈한 관절액이 고여 점점 팽창하면서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합니다. 결절종이 손에 생기면 손목결절종, 무릎에 생기면 무릎결절종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유럽 축구 리그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마드리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카림 벤제마 선수를 알고 있을 텐데요. 2013년 레알마드리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제마 선수가 오른쪽 무릎결절종 제거 시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무릎 사용이 잦은 운동선수에게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지만 직업적 특성과 맞물려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를 찾아오는 무릎결절종 베이커낭종 환자들을 보면 중년 이후가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발생 연령층이 매우 넓어져 얼마 전 저에게 진단받은 환자는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무릎결절종 베이커낭종 증상
그렇다면 결절종은 왜 생길까요?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바 없지만 외상으로 인해 관절액이 연부조직으로 빠져 나와 고이면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환자 중에 운동이나 기타 외상으로 연골판 손상을 입었거나 퇴행성 관절 질환을 동반한 환자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더 높을 수 있으며 특히 관절이 약한 분들은 더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릎결정종 베이커낭종은 오른쪽 무릎 뒤쪽에 물주머니 즉, 무릎 뒤쪽 부위에 물혹이 잡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지속적인 무릎 뒤쪽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관절이 뻣뻣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이러한 증상을 쉽게 자각하지 못합니다. ‘오늘 무리해서 다리가 뻐근한가 보다’ 정도로 받아들이고 대수롭게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무릎에 물혹이 잡히는 것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점점 커지면서 (종종 환자들이 혹이 자랐다, 혹이 커졌다라고 표현하며 ‘암’을 걱정하기도 하는데) 무릎을 펴고 굽힐 때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환자에 따라 무릎 뒤쪽 통증 외에도 종아리나 발목 위쪽까지 뻐근하면서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무릎에 혹이 잡히지만 무릎결절종 베이커낭종의 또 다른 특징은 단단해졌다가 말랑해지면서 마치 증상이 완화되는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난히 오래 걷거나 무릎을 과하게 움직인 날에는 물혹이 제법 단단하게 잡힙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만졌을 때 혹이 단단하다면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게 마련인데요.
문제는 일정 시간 휴식을 취하면 단단했던 혹이 다시 말랑말랑해져 환자들은 다시금 ‘음, 별일 아니군’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수순을 밟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진료했던 환자들의 통계를 내보면 초기 증상일 때 저를 찾아온 환자보다 상태가 악화된 상태로 내원한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거듭 당부하지만 무릎결절종 베이커낭종은 환자의 초기 증상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꼭 알아두어야 할 자각 증상
무릎 뒤쪽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나요?
무릎 뒤쪽과 종아리, 발목까지 다리 저림 증상이 있나요?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 평소와 달리 불편한 느낌이 있나요?
무릎을 움직일 때 발목 통증이 함께 나타나나요?
무릎 뒤쪽에 전에 없던 혹이 만져지나요?
종종 그 혹이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가(단단해졌다가 물렁해졌다가) 하나요?
만일 이런 증상이 있다면 무릎결절종 베이커낭종이 의심되므로 먼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신속히 치료받는 것이
무릎 관절을 더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용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