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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큰, 손목 바깥쪽 통증 있는 삼각섬유연골파열

by 최봉춘

“손목시큰 거림 때문에 손을 잘 못 쓰겠습니다. 아이를 안아주지 못해서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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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처럼 삼각섬유연골파열이 발생하면 손목시큰, 손목 바깥쪽 통증이 두드러지면서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


건장한 30대 후반의 이 환자는 갓난 아기의 아빠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눈을 맞추고 노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데, 손목 통증 때문에 아이와 잘 놀아주지 못해 속상하다며 저를 찾아온 경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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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뼈는 섬세한 손의 움직임에 관여하는데 삼각섬유연골은 손목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돕고 손목과 손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해주는 쿠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곳이 외부의 강한 충격을 받아 파열될 수 있는데, 이것을 삼각섬유연골파열이라고 합니다.


보통 낙상이나 부딪힘 등으로 부상을 입었을 때 발생하며, 이 환자의 경우 아이를 안고 걷다가 발을 헛디뎠다고 합니다. 넘어질 때 한 손을 바닥에 짚으면서 아이가 부딪치지 않도록 몸을 지탱했는데 그때 충격으로 급성 삼각섬유연골파열이 발생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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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하는 아빠의 마음을 어느 부모가 모르겠습니까. 저 역시 그 마음을 십분 헤아리며 이 환자를 치료하는데 더욱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삼각섬유연골파열이란?


손목과 손의 뼈는 8개의 손목뼈(수근골)와 손등, 손바닥에 있는 5개의 뼈(중수골), 손가락뼈(수지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손목은 크게 요골과 척골 두 개의 큰 뼈로 나뉩니다. 요골은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큰 뼈를 말하며, 그 옆으로 새끼손가락 아래쪽에 ‘척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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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골이 상대적으로 요골보다 긴 경우 척골충돌증후군(척골이 정상적인 길이보다 길어지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해서도 삼각섬유연골파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척골이란?
요골보다 상대적으로 긴 뼈를 말하며 척골과 손목뼈 사이에 있는 삼각섬유연골(삼각섬유연골복합체)이 손상될 경우 ‘손목시큰’ 증상과 ‘손목 통증(특히 바깥쪽 통증)’, 그리고 ‘새끼손가락통증’ 등을 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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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컴퓨터나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사용을 장시간 할 경우 외부 충격이 없이도 삼각섬유연골이 닳아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손목시큰? 삼각섬유연골파열 증상


삼각섬유연골파열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목이 시큰거리고 아프거나

새끼손가락 통증이 있고

손목을 굽히거나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며

손목을 비트는 동작이 힘들 수 있습니다.

(예: 행주를 짤 때, 병뚜껑을 돌려서 딸 때 등)

문고리를 돌릴 때처럼 손목을 좌우로 움직일 때 통증이 극심하고

손을 바닥에 짚는 동작을 하기 어려우며

심한 경우 팔에 힘이 빠져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따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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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 자가진단 방법


삼각섬유연골파열 여부를 확인하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전에 없던 손목 불편함, 손목 통증 등이 있다면 자가진단을 통해 일차적으로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의자에 바르게 앉아 양팔을 팔걸이에 편안히 올려둡니다.

그다음 팔에 힘을 주어 팔걸이를 짚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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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걸이에 양 손을 올리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 하기. 통증이 있다면 삼각섬유연골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처럼 손목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도록 자세를 취했을 때 손목의 시큰거림이나 새끼손가락 부위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삼각섬유연골파열일 수 있습니다. 이미 파열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손목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통증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몇 년 전 한 환자의 이야기지만(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시기라), 볼링을 친 뒤 손목시큰 증상을 호소하며 저를 찾아왔었는데 이분 역시 삼각섬유연골파열로 치료를 받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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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전에 없던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 번쯤 손목 건강을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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