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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Sep 23. 2020

야간어깨통증 유발하는 석회화건염 vs 오십견

‘어깨가 무겁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도 관용구로 ‘무거운 책임을 져서 마음에 부담이 크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물론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이 문장을 곱씹어보면 그만큼 우리의 일상에서 ‘어깨 건강’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갑자기 어깨 얘기를 꺼낸 이유는 공교롭게도 어제 저를 찾아온 두 환자가 야간어깨통증 즉, 밤이면 더 심해지는 어깨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 때문에 며칠 동안 밤잠을 설친 채 퀭한 눈으로 저를 찾아온 환자들이었습니다.


심지어 한 환자는 ‘그깟 어깨 조금 아픈 거로 꾀병이냐, 나이 들면 다 아픈 거다, 다들 그러고 사는데 유난을 떠냐’는 말을 들어 맘이 상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그깟 어깨’가 아니라 ‘어깨가 무겁다’는 말처럼 건강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시고 부디 어깨 관절의 중요성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어쨌든 야간어깨통증으로 저를 찾아온 두 환자는 동일한 증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혀 다른 진단을 받았습니다. 한 환자는 어깨 석회화건염이었고 또 다른 환자는 오십견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두 질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어깨 석회화건염이란? 


밤만 되면 어깨가 욱신거리고 아프다면 어깨 석회화건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어깨 석회화건염은 어깨 힘줄(건) 섬유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혈액이나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괴사에 이르고, 괴사한 힘줄 안쪽과 바깥쪽에 석회질 성분이 쌓이면서 주변에 염증이 진행되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흔히 ‘어깨에 돌이 있다’고 표현하는데 석회질(칼슘) 성분이 켜켜이 쌓여 마치 돌처럼 단단해지고 이것이 염증을 유발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어깨 석회화건염은 야간어깨통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환자들의 말을 빌리면 ‘낮에는 그래도 참을 만한데 밤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하는데 이처럼 밤에 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환자에 따라 단순히 어깨통증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깨부터 팔까지 쑤시기도 하고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듯 콕콕 쑤시는 증상도 있습니다. 


서서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므로 요주의!  


어깨 석회화건염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입니다. 그래서 대다수 환자가 초기 증상을 모르고 지나치기도 하고 ‘그러다 말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해 통증을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깨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팔을 들어 올리거나 내릴 때, 혹은 어깨를 회전할 때 등 평상시 움직임에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쉬우므로 어깨에 경미한 통증이 있다면 먼저 질환 여부를 빨리 확인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오십견이란? 


오십견(五十肩)도 석회화건염처럼 야간어깨통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오십견은 질환명에서도 알 수 있듯 주로 50대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습니다. 





아마도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50세의 어깨’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오십견이 주로 발생하지만, 나쁜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젊은 층 환자도 늘고 있습니다. 


또한, 어깨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 혹은 평상시 운동 부족으로 관절 건강이 약화되어 어깨관절이 경직되거나 관절을 감싸는 얇은 어깨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서 오십견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십견의 정확한 진단명은 동결견(凍結肩, Frozen shoulder)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 癒着性關節囊炎)입니다. 


특발성(원인불명)에 의해 만성적으로 어깨 관절의 통증과 운동 장애(능동적, 수동적 모든 운동 범위의 감소)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급성기적, 다발성 통증 두드러져 


오십견의 특징은 급성기적으로 발생하거나 여러 증상이 다발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일상 속 어깨 움직임에 큰 불편이 따르는데 어깨가 결린다거나 어깨가 뻑뻑하다, 어깨가 경직되어 있다 등의 느낌이 주를 이룹니다


 



운동 범위에 제약이 생기는데, 예를 들어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기 힘들고 옆으로 들어 올리려 하면 더 극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심한 경우 식사 시간에 숟가락을 들기조차 어렵고 세안이나 머리 감기, 머리 빗기, 옷 지퍼 올리기 등 지극히 일상적인 움직임도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깨 석회화건염이나 오십견처럼 어깨통증은 환자에 따라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야기합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받는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통증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어깨가 무겁다’는 표현을 서두에 언급했는데 어깨 질환을 제때 치료받는다면 한결 어깨가 가벼워질 것입니다.


여러분의 어깨 건강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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