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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Oct 07. 2020

손가락마디통증 부르는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은?

환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관절염’에 대해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라고 잘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관절염 앞에 ‘류마티스’가 붙으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관절염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손가락마디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손꼽히지만 환자들이 체감하는 증상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그 이유는 류마티스관절염이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이기 때문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자신의 장기조직 혹은 조직을 이루는 성분에 항체가 생긴 질환으로 내 몸의 면역체계가 내 몸을 보호하지 않고 역으로 내 몸을 공격하는 것을 말합니다. 면역 반응 과정에서 내 몸의 건강한 세포를 해로운 물질이라고 여겨 자신의 장기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는 것입니다

 




면역체계가 어느 부위를 공격하느냐에 따라 자가면역질환도 다양하게 나타나며 류마티스관절염 외에도 제1형 당뇨병(인슐린의존 당뇨병)이나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병원성 자가항체와 면역 복합체가 세포와 장기조직을 공격하는 전신 자가면역질환), 크론병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기능의 오작동으로 인해 신체 모든 부위가 공격을 받아 전신에 걸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자가면역질환 중의 하나인 류마티스관절염을 간과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관절 활막 공격해 우리 몸의 관절 파괴하는 무서운 질환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체계가 관절 활막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B세포가 생산한 항체가 연골조직과 뼈에 있는 단백질을 위험한 물질로 잘못 판단해 이들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것이지요.  


관절은 연골과 활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골은 뼈와 뼈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활막은 연골에 영양을 주면서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관절액(활액)을 생성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이러한 관절 활막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관절의 연골이 손상되거나 골 미란(염증 유발 세포가 뼈를 갉아 먹으면서 골(뼈)이 녹아내리거나 깊이 패는 증상), 관절 파괴 등으로 인해 운동 장애가 생기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광범위한 증상  


“최봉춘 선생님, 자가면역항체 검사에서 류마티스 양성이 나왔는데 제가 류마티스관절염인가요? 몸이 약간 피로하긴 했지만 손가락마디통증이 있거나 관절이 붓는 등 특별한 관절 증상은 없었거든요.” 


자가항체 검사를 받았던 이 환자처럼 류마티스관절염 전구증상만 있는 분이 매우 많습니다

 




지난 25년간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진료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통계를 내면 이 중 3분의 2 정도가 ‘전구증상’을 보였습니다. 활막염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전신 무기력함과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미열 등의 증상만 나타난 경우입니다. 


손가락마디통증 등 활막염 증상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기 전이라서 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치료 적기를 놓치고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면 관절 변형을 초래하며 관절의 움직임 장애, 만성적인 관절 통증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측하기 힘든 전구증상 


류마티스관절염의 전구증상은 대다수 환자가 좀처럼 자각하기 어렵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감이 느껴지거나 무기력하고 기운이 없는 전신 쇠약 증상이 나타나고, 입맛이 떨어지면서 체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관절 증상 


류마티스관절염은 평소와 달리 손가락이 붓거나 손가락마디통증(손가락 중간 마디 부분의 심한 압통) 등이 나타나며 손가락이나 손목을 굽혔다 펴기 힘들며 종종 손바닥에 홍반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증상이 나타나며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관절 강직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관절과 연계된 손가락, 팔꿈치, 아킬레스건 등이 딱딱해지는 피하 결절 증상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외 전신성 증상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관절 외 전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환자에 따라 빈혈 증상이 있거나 신경, 심장, 눈, 간 등에 이상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몸 곳곳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더라도 곧바로 류마티스관절염을 떠올리기 쉽지 않아 증상이 악화되어 저를 찾아오는 분이 의외로 많아서 실로 안타깝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발병 6개월 이내에 치료받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는 지름길입니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더 많은 편이며 약 8~15%는 수일 내 급성 발현 양상을 보이는 급성/이급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통증 양상은 급성-이급성-만성으로 나뉨) 또, 35세부터 50세 사이에 주로 발병하지만 60대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내 몸에 전에 없던 증상 변화가 있다면 먼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염증 수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가항체 검사(적혈구 침강속도, C반응단백)와 X-ray 촬영 등이 주로 시행되며 이러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류마티스관절염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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