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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Nov 23. 2020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십자인대파열 치료 방법

과거에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무뚝뚝한 아버지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면서 눈높이에 맞춰 잘 놀아주는 프렌디(Friendy, friend + daddy)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들과 격하게 놀아주다가 십자인대파열로 저를 찾아오는 프렌디 환자가 종종 눈에 띕니다. 




“두 아이랑 2대 1로 레슬링을 하다가 그만…” 

“거실에서 말 타기를 좀 했을 뿐인데…”


십자인대파열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 비슷한 연령대의 프렌디가 있었습니다. 레슬링과 말 타기 놀이 중에 어느 쪽이 ‘더 격했다’고 판단하긴 어렵지만, 어쨌거나 이 두 아빠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과정에서 몸을 날려 여러 번 바닥에 무릎 찍기를 합니다. 


 



거실은 야외 바닥처럼 딱딱한 데다 집안에서 무릎 보호대를 하고 아이들과 놀아줄 수도 없으니 (무릎 관절 입장에서 보면) 가장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을 테죠. 다행히 이 두 환자는 파열 정도가 심하지 않아 치료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프렌디들을 응원하고 무릎 관절 건강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십자인대파열 치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십자인대파열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무릎 관절의 구조를 보면 크게 대퇴골(허벅지뼈), 후방/전방 십자인대, 연골, 경골(종아리뼈), 비골, 내측/외측 측부인대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십자인대는 대퇴골과 경골을 잡아주는 인대로 관절의 움직임과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십자인대의 파열 정도(손상 정도)에 따라
혹은 후방 십자인대 손상인지 아니면 전방 십자인대 손상인지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대부분 무릎 통증과 부종이 있고 증상이 심해지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줄어드는 듯 하지만 무릎 관절의 불안정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십자인대파열은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요. 


전문의의 진료와 X-ray, MRI, 초음파 등의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십자인대파열 치료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십자인대파열 치료 방법>


똑같은 초기 단계라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와 불편도, 그리고 활동 범위의 제약 등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어 이를 고려해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환자의 연령대나 평상시 활동성,
다른 동반 손상은 없는지, 파열 부위와 손상 정도 등을 파악해
단계적으로 적절한 치료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십자인대파열 초기 치료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는 주사 치료는 대표적으로 관절강 내 주사와 프롤로 주사를 들 수 있습니다. 


* 관절강 내 주사 


관절강 내 염증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주사 치료입니다. 


참고로 덧붙이면 ‘관절강’이란 뼈와 뼈 사이의 관절 주머니라고 부릅니다. 뼈와 뼈가 관절을 이루면서 그 주위에 관절 캡슐이 촘촘히 둘러싸 마치 주머니 모양처럼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관절강 내 주사란 바로 이곳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치료하는 비수술 치료 방법입니다.  


 



* 프롤로 주사


인대강화주사(혹은 인대증식주사)라고 들어보셨나요? 환자들 사이에서는 ‘인대 주사’라고 잘 알려져 있는데 바로 프롤로 주사를 말합니다. 


프롤로 주사는 손상된 인대와 힘줄에 인체에 무해한 고삼투압 주사액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인대와 연골, 연골판을 재생시켜 빠른 회복을 돕는 비수술 치료 방법입니다. 다양한 무릎 통증 치료에 활용되지만 십자인대파열 치료에도 프롤로 주사가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 특수재활 치료 및 도수치료


하지만 이러한 치료 방법 외에 관절의 불안정성을 회복하고 움직임 등 손상 이전의 운동 기능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운동재활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한 번 손상된 관절은 다치기 이전의 ‘쌩쌩한’ 상태로 돌아가기가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세연 도수운동재활치료센터에서 재활 치료 중인 모습



그래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주사 치료 등
적절한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면서
특수 재활치료와 도수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되었던 프렌디 두 분도, 특수 재활치료를 병행하며 무릎 운동 기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재활 치료 중인 모습



물론 지금 말씀드린 비수술 치료 방법은 십자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되었거나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시행하는 방법이며, 만일 십자인대 파열 정도가 70% 이상이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기존의 찢어진 인대를 재건(자가 건을 이용한 재건) 해주는 치료를 고려하거나 완전히 파열되었을 경우 수술적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다만 십자인대가 경미하게 파열된 상태에서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지속적인 외부의 충격에 의해 자칫 반월상연골 손상이나 관절 불안정성 심화, 퇴행성관절염 등 이차적인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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