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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Nov 20. 2020

운동 좋아하는 우리 아이, 부주상골증후군 요주의원인 중

“선생님,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더니 발목이랑 복숭아뼈가 아프다고 하네요. 등교할 때 지각할까 봐 좀 심하게 뛰어갔다고는 하는데 달리기 좀 했다고 어디가 크게 다친 걸까요? 요샌 코로나19 때문에 운동도 거의 안 하는데 그래서 다친 건지….”


중2 남학생을 데리고 저를 찾아온 어머니의 말을 듣고 아이의 부주상골을 살펴본 뒤 환자에게 되물었습니다. 

 




“학생, 평소에도 발목과 복숭아뼈 부위가 종종 아팠지요?” 

“네” 


그러자 어머니께서 아이를 탓하며 “아프면 아프다고 미리 말하지 않고….”라며 말을 흐렸습니다. 그러더니 저를 보고는 “사춘기라 아이가 말을 잘 안 하는데… 선생님, 아이 상태가 많이 안 좋나요?”라며 걱정 섞인 목소리로 되물었습니다.


며칠 전 저를 찾아왔던 환자의 사례인데, 이 학생은 진료 후 부주상골증후군을 진단받았습니다. 

 




선천적인 원인으로 내재되어 있다가 성장이 가속화되는 만 10~15세(뼈가 발달하는 시기) 때 주로 발견됩니다. 

오늘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부주상골증후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부주상골은 어디에 있는 뼈일까?  


주상골이란 엄지발가락과 발목을 이어주는 뼈를 말하며, 부주상골이란 그 옆에 붙어 있는 또 하나의 뼈를 말합니다. 복사뼈의 2cm 정도에 위치해 있는데 부수적으로 하나 더 있는 뼈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흔히 ‘기능적으로 없어도 되는 뼈’라는 의미로 마치 액세서리 장식처럼 가지고 있다 하여 액세서리 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부주상골증후군의 영문명이 ‘accessaory navicular’인데, 질환명 자체에 액세서리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도 이런 의미에서입니다. 


부주상골은 출생 시 뼈가 제대로 유합하지 않아 부수적으로 남아 있는 뼈로, 부주상골증후군 발병률은 전체 인구 중에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5% 정도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가 부주상골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생활하다가 성장기에 갑작스럽게 과도한 운동(축구, 농구, 발레, 스케이트 등)이나 외상을 입어 통증이 생긴 후에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주상골증후군이란? 


복숭아뼈 통증이나 발등, 아치 등 발목 부위의 통증을 유발하며 앞서 설명한 부주상골에 통증과 부종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대부분 ‘알아채지 못한다’고 말씀드린 이유 중의 하나는 뼈 분리가 심각해진 상태가 아니라면 겉으로만 봐서는 잘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부수적인 뼈 하나가 더 있지만 우리가 눈으로 구별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이죠. 





선천적인 원인이 내재되어 있지만
뼈가 성장하는 시기에 주로 두드러지고,
특히 이 시기에 과도한 운동이나 외상을 입었을 경우
부주상골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기 청소년에게 가장 흔히 볼 수 있는데요. 


간혹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이가 복숭아뼈 통증을 호소하면 ‘뼈가 갑자기 크느라 그래~’라거나 ‘사춘기 성장통이야~’라고 치부하고 방치하다가 통증이 더 심해지면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없어도 되는 부수적인 뼈, 발목 관절 건강엔 위협적이다!


부주상골은 기능적으로 필요 없는 뼈이긴 하나 나중에는 발목 관절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발아치 근육 손상의 요인이 될 수 있고 

-발의 아치가 무너지면서 보행 패턴에도 문제가 생기며

-족저근막염과 발목 염좌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발목을 잘 접질리게 하는 요인(습관성 발목 염좌)이 되는데

-발목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거나

-자칫 *박리성 골연골염이나 퇴행성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TIP  박리성 골연골염은?


외상이나 혈액순환 장애 등이 원인이 되어 연골과 그 아래 뼈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운동이나 활동량이 많은 10대부터 30대 사이, 젊은 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관절에서 소리가 나고 부종과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성장기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서도 발생하는 부주상골증후군  


물론 성장기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서도 종종 발생합니다. 특히 운동선수나 운동을 즐기는 분 중에서 격렬한 운동 후 발생하곤 합니다. 운동 중에 발목을 삐끗했다며 저를 찾아왔다가 부주상골증후군을 진단받은 분도 있습니다.  





진료실에 있다 보면 축구처럼 발사용이 잦은 운동을 즐기는 분이나 스케이트를 즐겨 타는 분, 작은 신발이나 꼭 끼는 신발을 신는 분 등 부주상골증후군 환자 사례도 매우 다양합니다. 


만일 눈으로 봤을 때 뼈 돌출이 식별되고 그 부위에 부종과 통증이 있거나 발 중간과 아치 부분의 욱신거림 등이 있다면 부주상골증후군일 수 있으니 먼저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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