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진료 받았던 20대 다한증 환자는 ‘과도한 땀 때문에 손을 잡는 것조차 꺼려서, 결국 여자친구에게 차였다’는 말로 다한증 치료에 열의를 보였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에 놓인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무더운 날씨에는 더더욱 땀을 흘리게 되지만, 남들보다 유독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고, 여름이든 겨울이든 기온과 상관없이 수시로 땀(*다한증 환자는 정상적인 사람보다 30배 이상 많은 땀을 흘림)을 흘린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다한증은 전신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땀샘이 밀집된 부위에 주로 나타납니다.
다한증은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며, 그 중에서도 특히 10~2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적인 긴장 상태에서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거나 혹은 사회생활을 할 때 큰 어려움이 따릅니다.
‘손발 다한증’은 긴장하거나 더우면 손, 발에 땀이 많이 나며, 손바닥에 피부염을 유발하거나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주위 사람과 손을 잡거나 악수하기가 어렵고 필기구를 잡거나 기구를 조작할 때 과도한 땀으로 많은 불편이 따릅니다.
‘겨드랑이 다한증’은 주로 겨드랑이 부위에 땀이 많이 나면서 옷이 흠뻑 젖기도 하고, 땀과 함께 악취를 풍길 수 있습니다.
얼굴 부위에 나타나는 ‘안면 다한증’은 시험이나 면접, 프레젠테이션 혹은 소개팅이나 미팅 등 크고 작은 긴장감이 드는 상황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갑갑한 기분이 들면서 얼굴과 머리카락이 젖을 정도로 과도하게 땀이 흐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날씨가 덥든, 춥든 기온과 상관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다한증 치료로 개선해야 합니다.
저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24년을 몸담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다한증 수술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두 가지 시술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기존의 다한증 수술법의 단점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치료 효과는 극대화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치료 방법이기도 합니다.
먼저 ‘클립 교감 신경차단술’이란 뇌로 가는 교감신경의 전달을 유지하면서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클립의 위치를 달리하며 시술이 이루어져, 보상성 다한증 발생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다한증 치료 방법인 ‘고주파 열응고술’은 고주파의 열에너지를 이용해 신경조직을 응고시키는 방법으로, 운동신경을 피하면서 교감신경을 선택적으로 응고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두 가지 치료 방법은 이미 수년간 저에게 다한증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분은 ‘땀이 나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사람보다 땀이 30배나 많이 난다’고 생각하면 단순히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일상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도 땀이 줄줄 난다면, 혹은 다한증 치료를 차일피일 미뤘던 환자라면 이 겨울이 다한증 치료의 최적기가 아닐까요?
여러분의 ‘건강한 땀’을 위해 응원과 당부의 말을 함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