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직업군이라면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 꼭 치료하세요

관절은 자주 사용할수록 쉽게 다치고 손상됩니다. 오래되면 낡고 마모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관절 중의 하나가 손목 관절입니다. 많이 쓰면 쓸수록 ‘낡은 티’가 날 수밖에 없지요.

최근에 저에게 진료받은 환자 중에 ‘피아니스트’가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의 환자였는데 일반인보다 과도하게 손목을 사용한 탓인지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으로 극심한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온 경우였습니다. 

이처럼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은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손목 질환’으로, ‘피아니스트들의 직업병’으로 알려져 있고, 이 외에도 컴퓨터 관련 직종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오늘은 손목 사용이 잦은 직업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손목 관절에는 수많은 뼈가 있습니다. 각각 뼈 사이사이에는 인대가 있고, 손목 근육은 손가락과 손목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손등에는 손가락을 펴는 ‘폄 운동’에 관여하는 힘줄이 지나가고, 반대로 손바닥에는 손목을 굽히는 ‘굽힘 운동’에 관여하는 힘줄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정중신경과 자신경, 노동맥과 자동맥이 지나갑니다. 

각자 제 역할을 잘 해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렇듯 섬세한 손목관절은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겨도 손목 통증을 유발합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입니다.  

앞서 설명한 손목 관절의 구조에 중에서 ‘힘줄’ 부분에 문제 생겼을 때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은 엄지손가락과 손목을 연결하는 힘줄에 무리한 힘이 반복적으로 가해져, 이로 인해 힘줄이 늘어나거나 파열되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24년 동안 몸담고 있다 보니, 반복되는 업무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 환자를 많이 보게 됩니다. 

-피아노를 칠 때마다 손목 통증으로 힘들었다는 피아니스트 

-무거운 웍(프라이팬)을 사용할 때마다 손목 통증으로 고통스러웠다는 중식 셰프

-장시간의 가위질로 손목 통증을 호소했던 헤어디자이너 

-마우스를 움직일 때마다 손목 통증이 괴롭다던 편집디자이너 

-손목 통증으로 천직을 이어가는 게 걱정스럽다는 한옥 짓는 목수

-손목이 아파서 속상하다는 10대 청소년 투수 

-연년생 아이 셋을 키우다 손목이 다 망가진 주부

-저글링과 요요 공연을 하고 나면 손목 통증이 심하다는 20대 이벤트 공연가 등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지만 정말 수많은 직업군의 환자가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 진단을 받고, 저에게 손목 통증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이처럼 손목 부위에 고강도 힘이 가해지거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힘이 가해질 경우 일반인보다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 발병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손목관절 사용이 많은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드케르뱅병(손목건초염)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목이나 손을 움직이는데 제약이 있다

-손목이 자주 시큰거리고 아프다

-손에 힘이 쭉 빠지고 통증이 있다

-손목에 붓기가 있다

-손목을 움직일 때 뻐근한 증상이 있다

-손목 저림이 있고 눌렀을 때 아프다

-물건이 잡으려다 놓치기 일쑤다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면 통증이 있다

만일 손목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 종사자 중에 평상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초기에 손목 통증을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든 관절 질환이 그렇지만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훨씬 더 치료가 수월하고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가 느끼는 손목 통증과 일상생활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부디 통증을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신속히 치료받으셔서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