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날씨가 쾌적한 봄, 가을이지만 겨울철에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눈꽃 산행’을 들 수 있는데, 나뭇가지에 수북이 쌓인 눈꽃과 산 능선을 따라 하얗게 띠를 두른 겨울 산은 봄, 가을과 또 다른 매력을 자아냅니다.
저 역시 그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입장에서는 겨울 산행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겨울철 산행을 다녀온 뒤 발목을 삐끗하는 ‘발목염좌’로 저를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겨울 산행뿐 아니라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발목을 삐끗하는 환자도 있고, 스키를 타다가 다리가 서로 엇갈려 넘어지며 발목을 삐끗하는 환자도 여럿 있었습니다.
오늘은 겨울 산행 후 발목이 삐끗했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발목염좌는 흔히 '발목을 삐었다', '발목을 접질렸다'고 표현하는데,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외부 힘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발목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발목 통증과 부종, 이로 인한 발목 움직임 장애, 그리고 멍 등의 피부 변색이 가장 흔합니다.
만일 겨울 산행 시 발목을 삐끗해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 발목염좌 증상이 있는 상태로 무리하게 움직이면 부종과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발목을 접질렸다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집으로 돌아와 하루 3~5회, 회당 20~30분씩 냉찜질을 해주세요.
지금 알려드린 대처 방법은 발목염좌 증상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처음에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기 일쑤지만, 시간이 지나서 낫는 듯하다가도 또다시 다친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발목 인대가 느슨한 위치에서 아물어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조금만 무리해도 발목이 아프거나 ‘다친 곳을 또 다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발목을 다치는 순간 인대가 뚝 끊어지는 듯한 파열음이 들릴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인대 파열이나 연골 손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겨울철 빈번하게 나타나는 발목염좌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준비 운동’입니다.
추운 날씨에는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어 있어 작은 사고라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야외활동 전 스트레칭은 필수입니다.
이때,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절한 스트레칭을 해야 합니다.
스트레칭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하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 강도를 넘어선 것이므로 절대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하나 더! 신발도 발목염좌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발목에 무리가 가는 불편한 신발을 신거나 혹은 길들지 않은 새 신발을 신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산행 시 발목을 잘 지지할 수 있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지만, 발에 익숙하지 않은 새 신발은 오히려 힘든 산행에 자칫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부디 모든 분들이 올겨울 다치지 않고 건강한 산행을 즐기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