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눈길 고령자 낙상사고 예방법

며칠 전 아주 경미한 낙상사고로 저를 찾아온 어르신 환자가 있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눈길에 미끄러지는 낙상사고로 저에게 진료받았던 분이라서 더 기억에 남는 환자입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고령의 환자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찾아오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 좋은 소식이 아닌, 나쁜 소식으로 찾아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어르신 환자는 ‘작년에 알려드린 고령자 낙상사고 예방법’을 잘 지킨 덕분에 아주 경미한 찰과상만 입었다며, 겸사겸사 통증 예방 차원에서 저를 찾아온 경우였습니다. 

오늘은 이 환자의 ‘좋은 사례’를 떠올리며, 겨울철 고령자 낙상사고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및 낙상사고 예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겨울철 고령자 낙상사고가 빈번한 이유!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길이 얼어붙어 빙판길, 눈길 낙상사고가 빈번합니다. 게다가 날이 추워져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다 보면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엉덩방아를 찧기 일쑤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하체 근력이 약하고 젊은 사람보다 평형 감각이 떨어지는 데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분이 많아서 낙상사고로 인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고령자 낙상사고1 척추 압박골절

낙상사고에서 가장 흔한 증상이 척추 압박골절입니다. 우리가 흔히 ‘뼈가 부러졌다’, ‘뼈에 금이 갔다’고 말하는 것이 척추 골절이라면, 척추 압박골절은 ‘척추 뼈가 눌려 납작해진 형태로 변형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고령자 낙상사고2 고관절 골절 

노화로 인해 골조직이 급격히 약화된 상태에서 넘어지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관절 특성상 고관절이 골절되면 거동할 수 없어 침상에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하다 보니, 욕창이 생기거나 폐렴, 요로 감염, 심혈관계 증상 등 여러 가지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집니다.   

 

고령자 낙상사고3 손목 골절 

일반적으로 빙판길에 넘어지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몸을 지탱하기 위해 손으로 짚게 됩니다. 그래서 낙상사고 환자 중에 손목 골절 환자가 많은 것입니다. 

어르신들 중에는 낙상사고 후 통증이 심하지 않다며 증상을 방치하는 분도 많은데요. 특히 척추 골절을 장기간 방치하면 하반신 감각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하반신 마비까지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낙상사고 후 통증이 일주일 이상 계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신속히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꼭 기억해야 할 고령자 낙상사고 예방법>

하나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두꺼운 옷은 피합니다. 

대신 만일의 낙상사고에도 관절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보온성을 높이고 활동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둘 겨울철에는 장갑을 필수로 챙겨야 합니다.  

춥다고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되면 낙상사고 시 부상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셋 굽이 높은 신발은 빙판길에 매우 위험합니다. 

대신 뒷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발이 편한 신발을 신되, 발바닥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넷 고령자는 외출 시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도 용이합니다.

보행이 다소 불편한 고령자라면, 혹은 체중이 많이 나가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평상시 잘 넘어지는 분이라면 외출 시 지팡이를 활용하는 것도 낙상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섯 낮과 밤(혹은 어두운 곳과 그늘진 곳)의 보행에 특히 더 주의해야 합니다. 

빙판길은 밤보다 낮에 잘 보이기도 하지만, 환한 대낮이라도 그늘진 부분은 온도 차로 빙판이 더 잘 생겨 낙상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섯 절주와 금주도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실천해주세요. 

과음을 하면 취해서 주의력이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술 취한 상태로 빙판길 낙상사고를 당해 병원을 찾는 분도 의외로 많이 봅니다. 

이 여섯 가지를 꼭 기억하시고, 올 겨울은 낙상사고 없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