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지만, 이 두 가지 질문은 하나의 ‘답’으로 모아집니다. 바로 ‘게임’을 인데요.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온라인 게임 중에는 ‘다섯 명씩 한 팀을 이루는 5:5 대전’ 방식이 있습니다. 5명이 한 팀을 이룬 이상, 일단 그 팀이 지든 이기든 대전이 끝나야 게임을 종료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좀처럼 컴퓨터를 ‘끌’ 수 없습니다.
옆에서 엄마가 아무리 “컴퓨터 꺼라”, “게임 그만해라” 잔소리해도 “엄마, 이 판만 끝나면요~”를 연발할 수밖에 없는 그들 나름의 ‘룰’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시작하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종일 PC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의 방학 일과이기도 합니다.
게임 이야기로 말문을 연 이유는, 오늘 진료한 환자가 게임이 푹 빠진 10대 청소년이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척추측만증을 진단받았지만 한두 번 치료받다 말았고, 중2가 되어서야 다시 저를 찾아온 환자입니다.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으로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이 환자는, 방학이 시작되면서 적게는 하루 5시간부터 많게는 하루 8~9시간씩 PC방에서 게임을 했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척추가 굽은 상태인데 삐딱한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했으니 통증이 더 심해질 수밖에요.
※ 대표적으로 ‘게임’을 예로 들었지만, 구부정한 자세로 책상에 앉아 장시간 공부하거나 무거운 책가방을 메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척추측만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척추가 일자 형태로 곧게 뻗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구분되는 증상으로, 성인뿐 아니라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척추가 10도 이상 휜 성장기 청소년들도 전체 중에 10%에 이른다는 통계가 보고될 만큼, 청소년 척추측만증은 발생 빈도가 매우 높은데요, 나쁜 자세로 의자에 앉기(좌우로 몸을 기울기가 뒤로 비스듬히 기대 앉는 등), 다리 꼬기 등 잘못된 생활습관, 운동 부족 등이 척추측만증의 원인으로 손꼽힙니다.
또, 만곡의 각도가 70~80도 이상일 경우 폐활량이 감소하고 90~100도에서는 운동 중 호흡 곤란이, 120도 이상의 심한 척추측만증은 폐성심(폐 질환으로 인한 우심실 확장으로 기능 부전이 나타나는 상태)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 척추측만증은 아무런 증상 없이 척추 변형이 진행되지만, 저를 찾아온 청소년 환자처럼 드물게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청소년 척추측만증의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 ‘도수치료'를 들 수 있습니다.
도수치료는 만곡된 불균형한 척추와 틀어진 골반을 도수치료사가 수기로 정렬해 교정하는 비수술 치료 방법입니다.
다만, 청소년 스스로 척추측만증을 자각하고 치료하기엔 어려움이 따르므로 부모님들이 자녀의 척추 건강을 잘 살펴,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녀의 척추 건강을 지키고 성장 저해 요인을 신속히 제거할 수 있도록 자녀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기 바라며, 만일 아이가 나쁜 자세를 생활화한다면 한번쯤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보시고 정확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