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협착증, 디스크와의 차이점

by 최봉춘

마취통증의학과에서 24년간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니, 종종 어르신 환자들에게 ‘어느새 꼬부랑 할매, 할배가 다됐지’라는 푸념 섞인 말을 듣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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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는 지팡이를 짚고 내원한 어르신도 있고 자녀의 부축을 받으며 오신 분도 있었는데,

이 환자들의 공통점은 오랫동안 척추협착증(척추관협착증)을 방치해 허리가 굽었다는 점입니다.


불현듯 어릴 적 불렀던 ‘꼬부랑 할머니’ 동요가 떠오릅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꼬부랑 꼬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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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는 ‘꼬부랑’이라는 단어의 반복과 경쾌한 멜로디가 흥겹게 느껴졌지만, 수많은 어르신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니 이제는 ‘꼬부랑 허리 병’이라는 표현에 더 익숙해졌습니다.


그만큼 척추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어르신 환자가 많기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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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도별 척추관협착증 진료 인원 통계 자료(2014~2016년)를 보면, 2014년에는 131만 801명이었고 2015년에는 134만 8,965명, 2016년에는 인원이 급증해 144만 7,120명이었습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성별 진료 인원을 보면 여성이 64%로 남성보다 더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70대가 32.6%, 60대가 30.1%, 50대가 18%, 80대가 11.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표로 만들어보니 연령별 구분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요. 이처럼 50대부터 슬슬 나타나기 시작해 60~7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척추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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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요추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거나 허리가 굽기도 하고, 보행 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허리가 굽는 병’ 혹은 ‘꼬부랑 허리병’으로 불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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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척추협착증을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와 혼동하는 분이 있는데, 허리디스크는 척추뼈와 척추뼈를 연결하는 추간판(디스크)이 눌리면서 안에 있는 수핵이 밖으로 탈출해 주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의 차이를 쉽게 구분하려면 ‘통증 양상’을 비교해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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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숙일 때, 척추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젖힐 때) 통증이 더 심합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좁아졌던 척추관이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서 약 15% 정도 넓어져 일시적으로 허리통증을 적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차이는 ‘하지 방사통’을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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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는 '허리와 엉덩이(골반) 부분이 당기는 듯한 통증이 있는 반면, 척추협착증은 걸을 때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있으면서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다리 뒤쪽 전체가 당기고 저립니다.


또, 허리디스크는 걸을 때보다 앉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심하지만 척추협착증은 앉았을 때보다 일어서서 걸을 때 허리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더 심해집니다. 그래서 척추협착증 환자의 경우 ‘보행장애’가 나타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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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척추협착증과 허리디스크는 통증의 양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환자들은 ‘똑같이 통증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어르신 환자의 경우 통증이 있어도 ‘늙으면 다 아프지, 성한 데가 어디있냐’며 그대로 방치하는 분도 많은데, 병을 키워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증상이 악화돼 여러 가지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더 고통을 겪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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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협착증은 환자의 증상에 따라 통증유발점 주사 치료부터 신경성형술이나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 풍선확장술 등 비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니, 만일 증상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병원에서 치료받으시고 건강한 노년 생활을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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