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어머니를 모시고 저를 찾아온 환자가 있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온갖 궂은일 마다않고 일하셨는데, 몇 년 전부터 무리한 날에는 걸을 때 살짝 절룩거리는 증상이 보인다며 병원을 찾은 경우였습니다.
"60대까진 그래도 날씨가 궂을 때만 무릎이 아프더니, 이젠 걷기 힘들 정도로 무릎이 아픕니다. 다리도 O자형으로 굽었고 누가 부축해주지 않으면 못 걸으니… 나이 먹으면 태가 난다는 말이 꼭 맞네요."
또 다른 70대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저에게 이런 푸념을 내뱉더군요.
이 두 환자와 마주하면서 '부모'와 '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앞선 사례처럼 자식이 모시고 병원에 찾아와 치료받는 경우는 지금이라도 다행인데, 통증을 십 년 이상 방치한 상태로 저를 찾아온 70대 환자는 퇴행성관절염 말기에 접어든 매우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퇴행성관절염 비수술 치료법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60대 장년층의 약 80% 이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입니다.
뼈를 보호하는 연골이 노화하고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마모되면서 관절이 붓고 변형돼 고질적인 무릎 통증을 야기합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진행 단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합니다.
초기에는 관절 연골이 연화되고 연골 세포군 사이가 분열되면서 연골이 파괴되는 상태입니다.
중기에는 연골 파괴가 계속되고 연골 손상에 대한 보상으로 연골 아래의 뼈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상태입니다.
연골이 심하게 파괴되고 관절강이 좁아진 상태입니다.
이처럼 단계에 따라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 방법도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초기, 중기의 경우 비수술 치료로 통증이 개선되고 증상이 호전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기에 이르거나 드물게 초기, 중기 환자 중에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 방법이 필요한 사례도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두 명의 환자 사례 중에 자녀가 모시고 왔던 60대 환자는 퇴행성관절염 중기에 막 접어든 상태였는데요, 이 환자의 경우 무릎 주위 근육의 근력 강화 운동 정도를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연골이 손상돼 염증이 반복될 수는 있지만, 무릎 주위의 근육을 키워주면 통증이 완화되어 퇴행성관절염을 악화시키는 O다리 변형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프롤로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를 통해 근육과 힘줄을 강화하는 비수술 치료 방법도 병행했습니다.
이후에는 도수재활치료를 함께 해 약화된 근력을 강화하고 굳어 있는 관절의 가동 범위를 증가 시켜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고, 퇴행성관절염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수록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