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온이 급속도로 내려가면서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요, 그 2~3일간 저를 찾아온 삼차신경통 환자가 꽤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삼차신경통은 왜 생길까요? 삼차신경통 원인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뇌신경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12개의 뇌신경 중에서 5번째 뇌신경은 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통각과 온도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으로, 세 개의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1) 제1지(안가지) : 이마와 앞머리에 분포하는 신경입니다.
2) 제2지(상악지) : 윗 입술, 윗뺨, 윗잇몸, 입천장에 분포하는 신경입니다.
3) 제3지(하악지) : 아랫 입술, 아랫 잇몸, 혀의 앞쪽 3분의 2부분, 아래턱 부위~관자놀이 부위까지 분포하는 신경입니다.
이와 같이 제1지, 제2지, 제3지 세 개의 신경 가지 중에 한두 개의 가지에 이상이 생기면 질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삼차신경통 환자는 그 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이 많은데, 그동안 세연통증클리닉을 찾은 삼차신경통 환자들의 증상을 통계로 살펴보면 세 가지 신경가지 중 ‘제3지(하악지)’ 부위에 해당하는 아랫턱 신경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삼차신경통 원인을 불분명 하지만, 그 증상은 매우 두드러집니다. 주로 치아 · 이마 · 뺨 · 위턱 · 아랫턱 등에서 고강도 통증이 급격히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또, 얼굴 한쪽에 짧게는 10초에서 길게는 2분 정도까지 날카로운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 혹은 강한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강도 높은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통증은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니라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지는 등 무통 기간이 존재합니다.(통증은 수 초에서 수 분까지 이어지다가 사라지기도 함) 하지만 무통기간 이후 또다시 통증이 재발할 때는 이전보다 강도가 더 세져 매우 극심한 통증을 보이는 양상이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혹은 세수를 하거나 양치질, 식사를 할 때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삼차신경통은 주로 얼굴의 감각 이상과 씹는 근육의 근력이 약화되는데, 간혹 삼차신경통으로 인한 치아 통증 때문에 치아에 문제가 생겼다고 오인해 치과 진료를 받거나 혹은 치과에서 발치하는 환자도 종종 있습니다.
발치를 해도 여전히 얼굴 통증은 그대로라, 그제야 다른 질병임을 눈치체고 저를 찾아오는 환자도 여럿 있었습니다.
삼차신경통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어느 정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따라서 통증이 시작됐을 때 신속히 전문의를 찾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삼차신경통 통증이 나타났가 사라진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런 증상이 반복되고 그 빈도와 강도가 점점 더 심해지면 복합적인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환자에 따라 치료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약물치료와 함께 통증유발점 주사, 증식치료, 근육내자극주사, PRP(혈소판 풍부 형장)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쑥스러움에도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삼차신경통을 포함한 모든 통증 치료에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중재적 치료 술기가 시행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경증의 통증은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만, VAS(시각 아날로그 척도 : 통증 정도를 표기하는 척도임)나 NRS(수치평가 척도 : 환자의 통증 정도를 숫자로 계량화하는 척도)가 4점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통증은 약물치료 외 환자의 상태와 증상에 따라 중재적 치료가 적절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통증클리닉은 많지만 제대로 치료하는 통증클리닉은 손꼽는다’라고 말하는 환자들의 냉철한 지적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전히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찬바람만 스쳐도 얼굴 통증이 극심하다면 제대로 된 중재적 치료를 시행하는 전문의와 상담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