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버지를 모시고 저를 찾아온 딸 보호자가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며 내뱉은 말입니다.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 종종 발생하는 '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의 사례입니다.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못 견디는 통증 때문에 수술을 결정했는데, 부담을 감수하면서 큰맘 먹고 수술 받았음에도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으니 상심이 큰 것은 당연하겠지요.
충분히 이해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환자 사례처럼 척추·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 ‘수술 후 통증증후군’을 호소하는 분을 종종 봅니다.
‘수술 후 통증증후군’이란 치료 후에 통증이 재발하거나 새로운 병변이 생기는 등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수술 후 실패증후군’이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Failed Back Surgery Syndrome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디스크 수술 건수가 늘어날수록 ‘수술 후 통증증후군’의 발생률도 높아지는 셈입니다.
따라서 수술을 결정하기에 앞서 여러 가지 발생 가능한 후유증 등을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뒤 보다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수술 후 복합 통증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수술 후에 기존에 나타났던 통증이 더 심해진다거나 계속해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혹은 수술 후 통증이 얼마간 사라졌다가 다시 재발하는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되어 허리·목 통증이나 다리 저림과 통증 등 하지 감각 저하 및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수술 후 통증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
-수술 부위에서 통증이 다시 재발한 경우
-수술한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새롭게 원인이 발생한 경우
-척추 사이 구멍에 협착이 발생한 경우
-신경이 손상된 경우
-감염으로 인한 수술 합병증이 생긴 경우
-수술했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극심한 경우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수술 성공률이 낮아질수록 ‘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비수술 통증 치료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단계로 통증유발점 주사 치료나 경막외블록, 면관절 치료, 근육이완 치료, 말초신경 치료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앞선 치료보다 더 적극적인 비수술 치료 방법인 신경성형술이나 고주파수핵감압술(프라즈마)입니다.
환자 중에 수술 후 통증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판단되면,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인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과 신경공확장술 혹은 풍선확장술을 시행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디스크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 미만이기 때문에 수술을 결정할 때 보다 신중하시길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디스크 수술 후에 통증이 있다면, 재수술과 같은 ‘수술적인 치료를 다시 받기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충분히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