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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Mar 16. 2020

젊어도, 나이 들어도 찾아오는 퇴행성 목 디스크

“제 나이가 이제 30대 중반인데 퇴행성 목 디스크라고요?”


신입사원 때부터 워커홀릭(workaholic)이란 별명을 얻었던 이 환자는, 입사 동기들보다 월등히 두각을 나타내며 가장 먼저 승진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갔지만, 목 건강은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사람의 생애주기로 봤을 때 30대 중반이라면, 이 환자의 반문처럼 젊은 나이에 속하지요. 그런데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퇴행성 목 디스크’라는 진단에 한편으로 놀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이 ‘퇴행성’에 대한 단어 뜻을 지나치게 한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는 ‘퇴행성 목 디스크’를 주제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퇴행성의 의미 


퇴행성(退行性)이란 '退 물러날 퇴, 行 다닐 행, 性 성품 성'의 한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사전적 의미로 '몸의 기관 따위가 많이 사용되거나 노화해 그 기능이 퇴화하는 성질'을 뜻합니다. 


우리가 퇴행성 변화, 혹은 퇴행성 질환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노화로 인해 점차 그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이상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 신호가 목 관절에 생기면 ‘퇴행성 목 디스크’를 유발하는 것이지요. 



 


목 디스크란 경추에 있는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파열돼 경추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경추에서 손으로 가는 말초 신경이 눌려서 발생합니다. 여기에 퇴행성이라는 단어가 붙었다면 주요 원인이 '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30대인데 퇴행성 목디스크? 


하지만 의외로 20~30대 젊은 층에서 퇴행성 목 디스크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단순한 노화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나쁜 자세와 반복적인 관절 사용 등이 퇴행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저를 찾아왔던 30대 중반의 '퇴행성 목 디스크' 환자처럼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한 번 컴퓨터 앞에 앉으면 꼼짝하지 않고 4~5시간 이상을 몰두하는 경우가 빈번했는데요.

 

실제 나이가 30대 중반이었더라도 본인의 업무와 평상시 생활습관을 고려해 '경추에 무리를 주는 자세 유지 시간, 그리고 경추가 자극받는 횟수 및 압박 정도의 강도를 평생의 생애 주기'로 놓고 가정해 환산하면 이 환자의 경추 나이는 60~70대에 버금가는 노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목을 과하게 사용하는 젊은 층에서도,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숙명처럼 찾아오는 노년층에서도, 퇴행성 목 디스크가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퇴행성 목 디스크는 목만 아프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퇴행성 목 디스크는 기본적으로 목 부위의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목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고 특정 방향으로 목을 움직일 때 평소와 다른 불편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 통증 외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목덜미 통증과 함께 두통이 있고 어지럽거나 현기증이 나기도 합니다. 





목 디스크 환자 중에 상당수가 일자목(거북목)을 동반하는데, 이런 분의 경우 목 통증과 두통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목뿐 아니라 어깨와 팔, 손까지 전반적인 통증을 유발하며 특히 팔이 저리거나 팔 힘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경추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뼈 주변에 골극이 생기면 어깨부터 팔, 손으로 이어지는 신경이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제가 진료했던 젊은 퇴행성 목 디스크 환자들을 떠올려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분(대부분 컴퓨터를 할 때 목을 앞으로 쭉 내밀어 경추를 자극합니다) 

-평상시 과도하게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분(잠자는 시간 동안 목과 어깨 근육에 무리를 주고 경추 피로도를 높힌다)

-이 외, 교통사고 등 외상에 의해 경추에 강한 충격을 받았던 분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IT 환경에서 근무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사례가 가장 많았다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역으로 퇴행성 목 디스크를 예방하는 방법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일을 해야 하니 컴퓨터를 멀리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목을 앞으로 쭉 내밀고 컴퓨터를 하기보다는 의식적으로 등을 펴서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고 턱을 당긴 다음, 시선과 모니터 높이를 맞춘 상태에서 컴퓨터를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최소 1시간 단위로 목과 어깨, 팔까지 스트레칭을 해주어 경직된 관절들을 풀어주는 것이 퇴행성 목 디스크를 예방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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