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환자 중에 '건(腱)'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건(腱)과 아킬레스건통증을 주제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근골격계는 뼈, 근육, 관절, 연골, 건, 인대 등이 거미줄처럼 유기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이곳이 손상되면 통증을 유발하면서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하는 것이지요.
아킬레스건통증을 유발하는 아킬레스건염은 근골격계 중 '건(腱)'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건은 근육과 뼈를 이어주는 조직을 말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비유적으로 '아킬레스건'이라고 부릅니다. ‘너는 내 아킬레스건을 건드렸어~’라는 대사,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으시지요?
가장 힘 센 힘줄이면서 가장 손상되기 쉬운 힘줄이 아킬레스건인 셈입니다.
아킬레스건이 손상되어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 아킬레스건염인데,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지난 25년간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아킬레스건통증 환자들을 진료해온 경험을 토대로 살펴보면, 아킬레스건염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습니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를 다녀간 아킬레스건통증 환자의 사례와 접목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킬레스건통증을 호소했던 환자 중에 운동으로 다친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요, 대체로 등산이나 마라톤, 농구, 축구 등 운동을 즐기는 분 중에 평상시보다 고강도 운동을 했다거나 혹은 사전 준비운동 없이 곧바로 본 운동을 하다가 아킬레스건염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대다수 환자가 자신이 '잘못된 자세로 걷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염 환자들의 이학적 검사 및 보행 분석 결과를 보면 대부분 몸의 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걷는다거나 안짱걸음 등 잘못된 보행 습관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킬레스건통증이 잦다면 아치가 높은 요족이거나 혹은 발뒤꿈치가 툭 튀어나와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보통 발 변형 환자들은 신발의 발목 부근과 맞닿아 마찰이 심해지면서 아킬레스건을 압박해 아킬레스건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진료받았던 환자 중에는 아킬레스건염을 진단받은 후에야 자신이 요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 분도 있었는데요, 요족 검사 등을 통해 발 변형 여부를 확인하고, 전문의의 처방 아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족부질환을 예방하는 첫걸음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세 가지 환경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평상시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등 불편한 신발을 장시간 신거나 혹은 발 모양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을 때 신발 뒤축이 지속적인 마찰을 일으키면서 아킬레스건염을 유발하게 됩니다.
신발 중에는 발뒤축이 매우 딱딱한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신발은 아킬레스건통증의 원인이 되므로 자신의 발 모양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걸을 땐 괜찮다가 운동을 할 때 발뒤꿈치 통증이 심해지기도 하고, 환자에 따라 종아리 근육이 뻣뻣하고 뭉치는 증상, 혹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극심한 아킬레스건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아킬레스건염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한 번 발병하면 좀처럼 쉽게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손상돼 자칫 아킬레스건 파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