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벨의 여행: 발칸반도 여행(1) 자그레브


새벽 4시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의 호텔방에 있다.

조용하다.

고즈넉하다.

작년 한해 고생한 나를 위해 준비한 여행. 발칸 반도에 와있다.

예전에 유고연방국이었던 나라들을 이번에 여행할 계획이다.


어제 10시쯤에 자그레브(크로아티아의 수도)공항에 도착하였다.

하루 저녁을 비행기 안에서 자고 오전에 도착한 크리아티아는 겨울이라는 계절에 무색하게 따뜻했다.

약간 늦가을 날씨라고나 할까?

전통시장, 프리마켓에서 크리아티아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의 삶을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꽃 시장에서 꽃을 사 가는 이방 여인들의 손에 잔잔한 행복을 볼 수 있었고, 도시 악사의 ' 빈센트'라는 노래에서 크리아티아의 멋을 느낄 수 있었다.

반 옐라치치 광장 근처의 꽃 시장

나에게 유별나게 다가왔던 곳은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브로큰 뮤지엄(broken musium)으로 헤어진 사람들의 기념품을 모아서 박물관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재미있어 보여서 들어가려고 혼자 들어가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많은 여인들이 헤어지기 전에는 서로 사랑을 나누었고, 서로를 기념하기 위한 물건들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한때 사랑을 나누었다가 유통기한이 넘은 사랑들의 증표들이 전시되어 있다니 혹시 크리아티아 자그리브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서 브로큰 뮤지엄 방문하신 분은 저에게 어떤 사연의 가진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알려주시기를 바란다.

자그리브의 브랜드 마크인 자그레브 대성당(크리아티아에 높이 솟은 두 개의 첨탑을 가진 자그레브 대성당)을 보고 싶었으나 공사 중이었다.

자그레브 대성당

대신 타일로 만든 지붕이 유명한 성 마르카 교회를 감상할 수 있었다. 성 마르카 교회 왼편에는 대통령 관저가 있었고, 오른편에는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EC%84%B1%EB%A7%88%EB%A5%B4%EC%B9%B4_%EA%B5%90%ED%9A%8C.jpg?type=w773

성 마르카 교회 전경, 왼편은 대통령 관저, 오른쪽은 국회의사당


반 옐라치치 광장은 한국의 광화문 광장, 서출시청 앞 광장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인 것 같다. 겨울인데도 많은 인파들이 광장 앞에 모여서 모이고, 헤어지고, 이야기를 나누고들 있다.

자그리브에서 기억에 남은 것들 중에서 여행 동행분 중에 셀카봉에 핸드폰을 끼우고 다니시는 분과 자그리브에서 꽤 유명한 빵집에 들어가서 빵을 고르고 있었다. 갑자기 점원이 우리에게 뭐라고 불평을 말한다. 우리가 줄을 서지 않고 빵을 사려고 해서 그런가 생각을 했는데

” delete“ 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무엇을 지우라고 하는 것인지 몰라서 ” Parden? What?“ 이라고 물으니 자신들의 빵집 사진을 찍은 줄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찍은 사진을 지우라고 하는 것이었다.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했더니 그제야 안심하는 느낌이었다.

오해를 받는다는 것에 다소 마음이 불편했지만 여행객들이 유명한 빵집이라서 허락받기 전에 사진을 많이 찍혔던 경험을 가진 점원 입장에서 우리 일행을 보편적인 관광객으로 생각했었을 것 같다.

%ED%81%AC%EB%A1%9C%EC%95%84%ED%8B%B0%EC%95%84_%EC%9E%90%EA%B7%B8%EB%A6%AC%EB%B8%8C_%EB%8F%84%EC%8B%9C_%EC%A0%84%EA%B2%BD.jpg?type=w773 자그레브 도시 풍경(크리아티아 수도)

이번 여행은 오래만에 혼자이다.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녔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딸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에 발맞추어

딸아이의 고집도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나의 간사하고 달콤한 유혹도 먹히지를 않아서 엄마와 여행을

함께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도 딸아이와 함께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나만 홀로 떠나온 여행이었다.

작년 한 해 주관적으로 고생한 나였다.

오지랖퍼 인간들로 인해 힘든 시간들을 겪었다.

교만한 인간들의 어떤 말에도 하나님만을 의지하면 살고 싶다는 기도를 드리며, 떠나온 여행에서 나 자신을

찾고 싶다.

어떤 인간들은 타인이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행복감을 찾는 이들도 종종 있음을 느낀다. 슬프다.

발칸반도의 아드리아해 연안의 멋진 풍경을 맞보면서 오랜만에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 체력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keyword
작가의 이전글헤벨의 기도: 오벧에돔의 축복을 저에게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