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벨의 일상: 노력의 배신

노력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동양 사람들은 60%가 [예]라고 대답하고, 서양 사람들은 25%가 [예]라고 답한다고 한다.

과연 나는 어떠한가? 과거에 나는 90% 노력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고 재능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보니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것이 세상살이이다.


노력 신봉 사회인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나는 삶이 너무 피곤했고, 고등학교 1학년인 나의 딸도 벌써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안쓰럽다.


노력 신봉 사회의 맹점을 알 수 있었던 강의를 우연히 듣고 삶, 노력과 성공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다.

미시간 주립대학 잭햄브릭교수 심리학과 교수는 노력은 성공에 몇 %나 기여할까?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한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스포츠: 재능으로 인한 성공 82% 노력 18%,

교육: 재능으로 인한 성공 96%, 노력 4%

전문직: 재능으로 인한 성공 99%, 노력 1%

노력을 가능케하는 것은 능력이며, 노력과 성공은 관련이 없음을 보여준 연구였다.


노력 신봉 사회에서 노력만 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은 틀린 것일 수 있다.

잭 햄브릭 교수와 같은 맥락의 말을 한 작가들이 많다.

김영하 작가는 어릴적에는 인생을 선불제로 생각했다고 한다. 좋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죽어라 공부만 하면 현재를 지불하면 그만큼의 괜찮은 미래가 주어지는 줄 알았다.

작가는 밤을 새워 소설을 쓰고 몸을 축내면 그 대가로 편안한 미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언덕을 오를 때는 힘들지만 내려올 때는 편하듯이 고생과 노력은 초반에 그 과실은 생의 후반에 따먹는 것이려니 생각했다고 한다. 김영하 작가는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그의 인생은 후불제라고 생각한다.


노력 신봉 사회에서의 아픔과 상처는 노력을 성공의 유일신으로 모시면 생기는 아픔이 크다.

모든 책임은 온전히 노력하지 않는 자신의 것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패를 하면 도덕적 해이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대하지 않았으며 한다. 우울증, 자살, 자괴감, 삶에 대한 후회와 고통이 자신이 노력하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다.

그러면 노력하지 말라는 건가? 그것은 아니다. 자신의 재능과 흥미에 맞는 일에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실패 후에 패배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누군가의 성공은 자신의 재능, 가정환경의 기반 위에 사회적 환경이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에 된 결과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성공은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타인의 뒷받침, 가족의 지원 등으로 이루어진 결과이기에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인생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것도 많고 노력으로 좋아지지 않는 것도 많다.

세상에 나올 때 나의 재능이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기도 하고, 세상에 나올 때 가지고 온 재능은 조금만 노력하면 가속도가 붙고 잘하게 되고 즐겁게 오래 하게 된다.


오십인 생을 살아보니 이제는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나에게 재능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자문해 본다.

내 속에서 ‘이건 된다’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리면 그 일을 시작한다.

이서원 작가의 [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에서

‘나에게 가끔 사람이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사느냐고 주위 사람들이 말한다. 나는 반대로 말한다. 사람이 어떻게 싫어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사느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말을 이제는 ’안되면 되는 일을 해라’

' 네가 성공한 것은 너의 노력이 아니란 너를 위해 희생하고 지지한 사람들에 의한 것이며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라는 말을 나의 딸아이에게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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