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벨의 일상: 실수가 즐거움으로 올때

최근 젊은 친구들은 무인카페, 무인 가게,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해져 있다. 50대인 나는 무인가게보다는 누군가 친절히 인사해 주고, 지불 금액과 잔돈이 오가는 과정에서의 사람 냄새가 좋아서 유인 가게를 가게 된다.

그런데 어제저녁에 친구와 전화 통화 중으로 물을 사기 위해 편의점 대신 무인가게를 선택해서 들어갔다. 물과 음료수 2병을 사가지고 나왔다. 무인이어서 친구와 지속적으로 대화가 가능했다.

오늘 새벽에 살 것이 있어서 편의점에 들렀다. 지갑에 카드가 없다. 헉! 카드가 어디로 갔을까? 인생에서 이런 일로 가슴이 철렁하는 나는 자본주의의 노예가 돼버렸구나 싶다.


기억을 찬찬히 더듬어본다. 무인가게,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다. 분명 카드리더기에 카드를 꽂아놓고 왔다 싶어 빠르게 무인가게로 향했다. 무인가게로 향하는 나의 발이 우사인 볼트의 발처럼 빠르게 느껴졌다.


무인가게 카드리더기 앞에 카드가 2개 있었다. 나와 같은 분이 또 한 분 계시는구나!

내 카드에는 네 쪽으로 접혀진 종이가 예쁜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져 있다.

카드를 찾은 것만으로도 기쁜데 정말 오랜만에 편지글을 읽는다.


내용인즉슨, 결제하려고 했는데 카드 리더기에 카드가 꽂혀져 있어서 결제가 자동으로 되었다는 내용과

내 카드로 1,800원이 결제되었고, 잘못 결재된 금액을 사장님께 전화하면 지급해 주신다는 내용이었다.

나의 불찰로 인해 발생된 일이어서 가게 주인님께는 1,800원 받는 것은 미안한 일이기도 해서

문자메시지로 1,800원 받지 않고 카드 찾아준 학생에게 음료 사준 것으로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드렸다.


나의 실수가 누군가에게는 식겁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비 오는 새벽에 카드를 찾으러 뛰어가면서 이기적으로 되어가는 사회를 믿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로 믿을 만한 사람과 착하고 도덕관념이 있는 젊은이로 인해 살만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다.


나의 실수로 인해 놀랜 학생에게 미안하지만 학생이 남겨놓은 편지글로 즐거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실수가 때로는 즐거움으로 다가오면 좋겠지만 이런 실수가 반복되면 안되겠다는 다짐과 무인가게 이용 시, 정신을 바짝 차리자.


비가 온다. 장마가 시작되었나 보다. 올여름 장맛비로 농부들, 침수 위험지역에 있는 분들의 피해가 없었으면하고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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