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의 막바지이다. 여행의 끝이 다가올수록 두 가지 마음이 품어진다.
한마음은 집에 빨리 가고 싶다는 마음과 다른 한마음은 밥벌이 안하게 여행을 더 다니고 싶다는 마음이다.
포르투갈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는 기마랑이스와 포르투였다.
기마랑이스 성(Guimaraes)은 포르투갈 최초의 성이며, 12세기 초 포르투갈의 초대 국왕 아폰수엔히크(Afonso Henriques)가 이곳에서 성장하고 독립왕국을 세웠다고 한다.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다. 중세도시에서 현대도시로 발전하는 시기의 다양한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으며, 2012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되었다.
기마랑이스 성은 중세성곽으로 브라간사 공작의 거대한 궁전이 있다.
마을 전체가 돌로 된 건물과 좁은 골목길로 구성되어 있어 중세 시대로 시간여행하는 느낌이었으나 오랫동안 머물지는 못했다.
기마랑이스를 지나 포르투로 향했다.
배낭여행객들이 꼭 가보고 싶은 도시 중의 하나라는 말을 들었다. 포르투 하면 ‘포르투와인’이 유명하다는 세상사람들의 말에 포트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포트 와이너리에 대해 1시간 가량 설명을 들었는데 와인제조과정까지 내가 알 필요가 없고 맛만 보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와이너리 직원의 진심어린 설명에 열심히 듣는 척 했다.
포트와인을 맛본 첫느낌은 달다여다. 혀끝으로 흘러들어오는 포트와인 맛이 달다. 내가 먹어왔던 대부분의 와인은 끝맛이 신맛인데 포트와인은 달랐다. 맛이 달다. 계속 마시게 된다.
포르투의 랜드마크인 ‘동 루이스 1세 다리’에서 한국가수가 버스킹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동루이스 1세 다리는 포르투갈 포르트시와 가이아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철제 아치 다리로 도루강위에 걸쳐 한쪽은 포르투의 구시가지 리베이라, 다른 한쪽은 가이아 지역를 연결하고 있다.
설계자가 에펠팁 설계자였던 쉬스타브 에펠의 동료인 벨기에 엔지니어 테오필이라고 한다.
19세기 후반 포르투는 와인 무역과 산업발달로 인구가 늘고 있었는데 도루강 양쪽 도시 북쪽의 포르투와 남쪽의 가이아 사이 이동이 너무 불편했다고 한다. 1843년에 세운 마리아피아 철교가 있었지만 철도 전용이어서 사람과 마차가 지나다리지 못해서 포르투시는 1897년에 국제 설계 공모를 하였는데 그때 테오필 세리그가 2층 아치형 철교 설계를 제안했다고 한다.
1886년 완공 이후 포르트 시민들은 국왕 루이스 1세를 기려 철교 이름을 루이스 1세 다리라고 한다.
다리 위에서 포르트시와 가이아에 흐르는 석양진 도루강을 보면서 포트와인 한 잔 하는 여유가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가이드분이 계속 소매치기가 많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만 듣다보니 도루강의 노을을 커녕 내 가방과 딸아이 가방 챙기느라고 여유느낄 사이가 없었다. 포르투는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인만큼 볼거리, 먹을거리에 와인으로 유명한 것에 덧붙여서 해리포터 소설의 배경이 된 렐루서점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사전에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 렐루 서점에 40분 이상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해리포터의 회전용 계단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계단 외에는 특별하게 감흥이 없었다. 괜히 갔다 싶었다. 차라리 집근처 스타필드의 별마당 도서관이 더 매력적이었다.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포르투 역사지구 안의 카르멜리타스 거리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할아버지 한분이 흑인여성 인형과 음악에 맞추어 탱고춤을 추시고 계셨다.
멀리서 보고 할아버지가 여성분과 능숙하게 왈츠와 탱고를 추시는 구나 하고 가까이 가서 보니 인형과 춤추고 계셨다.
동행 여행객분에게
“ 여성 댄스분을 한분 구해서 추시면 훨씬 멋스러울 것같은데..”
라는 나의 말에 “ 여성 댄스분과 함께하면 월급과 버스킹으로 받은 돈을 반으로 나눠 줘야하니 할아버지가 인형과 춤추시겠지요” 하시는 말에 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포르투는 와인를 좋아하고 미식가들이 꼭 가볼만한 도시임에 틀림없다.
가이아 와인창고에 즐비하게 늘어져있는 포트와인 시음장을 몇 번 돌아보면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을 것이며, 볼량시장(Mercado do Bolha)에 가서 신선한 해산물, 과일을 맛볼 수 있으니 말이다.
아줄레주 건물들이 많아서 인스타에 올려진 핫 플레이스 한 곳에서 나도 한컷 찍었다.
포르트 항구의 리베이라 지구의 중세풍경은 어떠했을까?
14~15세기의 리베이라 지구는 작은 나무 부드와 돌계단이 강변에 늘어서 있었고 어부, 상인과 노동자들로 북적이었을 것이다. 강에는 평저선(rabelo boat)이 줄지어 서 있고, 이 배들이 포르투에서 와인, 소금과 올리브를 싣고 대서양을 향해 나갔을 것이다.
다른 중세의 항구도시와 같이 골목은 2m도 안돼 해가 잘 들지 않고 항상 습하고 비릿한 냄새로 진동했을 것이다. 바닷물과 생선 비린내, 가죽 타르 냄새 그리고 술통에서 나오는 포도주 향이 공기 속에 섞여져 포르투 도시를 가득 채웠을 것이다.
강변에 여인들은 빵, 포도, 말린 생선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다니며 장사하고, 항구 위 언덕에는 포르투 대성당이 있어서 성벽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었을 것이다.
중세의 포르투 항구는 상인, 선원, 성직자. 세금 징수원, 수공업자들이 서로의 삶을 이어가고 부딪히면서 살아가는 역동적이고 교역 도시였을 것이다.
현재의 포르투는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평저선은 관광객들을 태우거나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듯 싶다.
리베이라 거리와 미로같은 골목을 걸어다니면서 중세의 포르투의 향기에 잠시 취해보고자 몇시간이고 걸어보고 싶 었으나 딸아이의 투정에 리베이라 거리의 음식점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저물어가는 노을을 구경하였다.
포르투갈의 마지막 여행지인 포르투에서 헤벨은 한국에서 사람들에게 겪었던 상흔, 걱정, 고민, 슬픔을 놓고, 새로운 삶의 희망, 기쁨, 웃음, 용기를 얻어가는 여정을 하였다.
15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