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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벨의 영화: 슬픔의 삼각형을 보고


    어제 기분이 울적해서 접하게 된 영화가 '슬픔의 삼각형'이라는 영화였다. 웃고 싶어서 선택한 영화였는데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감독은 루벤 외스틀룬드이며 2022년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라고 하였다. 

   헤벨은 '슬픔의 삼각형'의 영화 제목에서부터  2가지를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첫 번째는 세계의 에피소드가 삼각형을 이루면서 관객들로부터 슬픔과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는 의미일 수 있으며, 두 번째는 영화에서 종종 나의 이마에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로 인해  이마에 삼각형을 만들게 한 영화여서 슬픔의  삼각형이 붙여진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해보았다.  

   영화는 인간의 속물적인 욕구와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자 하면서도 반전을 일으키는 면도 있는 영화였다.  영화 첫 장면에 ' 만민은 평등하다는 말'과는 다르게 남자 모델 선발 장면에서 몸매와 얼굴을 우선적으로 보는 현실에서 '어떻게 만민은 평등할 수 있는가?'를 감독은 이야기하고 있는 듯싶다. 


      ' 슬픔의 삼각형' 감독루벤 외스틀룬드출연우디 해럴슨, 해리스 딕킨슨, 찰비 딘 크릭, 돌리 드 레옹, 

      즐라트코 버릭, 비키 베를린개봉( 2023. 05. 17.)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모델 연인의 데이트 비용을 둘러싼 돈 때문에 일어나는 장면을 보면서 돈이라는 화폐를 통해 연인들의 사랑도 좌지우지되는 부분과 외모적인 것에 치중한 칼과 야야의 모델 커플은 상투적인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김질해 주었다.  말은 사랑한다고 하면서 욕망 앞에서 쉽게 무너져버리는 모델 커플들은 현대인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는 감독의 의도를 엿보았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요트였다.  호화 크루즈 여행선에서의 다양한 종류의 부자들과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  요트 장면 수류탄의 무기를 만드는 무기 판매상 부자

 - 가축들의 똥으로 말린 비료를 파는 부자

- 돈을 많은데 휠체어에 앉아 인폴벤켄고 나인만 외치는 여성과 뇌졸중 후유증을 안고 있는 부인을  

   간호하는 남편

- 돈은 많지만 여자에게 인기없는 중년 남성 

- 관종과 유튜브 인플루언서를 자처하는 여자 모델과 남자 모델 커플(외모만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커플, 선상 위에서 사진만 찍어대는 커플)

- 돈 많은 손님들을 최우선으로 시중드는 호화 유람선의 직원들과 

- 화장실을 청소하는 청소부원들 

- 그리고 호화 유람선의 부자들에 환멸을 느껴서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문제로 알코올중독에 빠진 선장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 나온다. 


   선장이 개최하는 선상파티에서 헤벨은 맛보지도 못한 캐비어와 진수성찬의  음식들을 고상하게 먹은 후에 폭풍으로 인해 배 흔들림 속에서  우아한 부자들의 뱃멀미가 시작된다.  토하는 부자들의 모습에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인간의 본성 앞에서 비참하게 우아함이 모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는 토하는 장면이 구역질 날 수도 있었는데, 헤벨은 그 부분도 재미있었다.  헤벨은  이 부분의 장면에서 누군가에는 견딜 수 없는 환경이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특히 화장실 청소부들!!!

폭풍 속에서 뱃멀미를 하는 부자들의 모습

출렁이는 배에서 넘쳐흐르는 똥물

이러한 부자들의 토사물과 똥을 치우는 화장실 청소부들의 손놀림과 

묵묵히 일을 해내는 모습에서 환경에 따라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들에 대해 존경심이 일어날 정도였다.  끊임없이 배설물을 토해내는 부자들의 모습에서 '헤벨은 생각했다. 필요 이상의  부, 권력, 외모 등이 인간의 배설물들일 수도 있겠다.  '


   세 번째 에피소드는 섬이었다. 유람선이 해적이 던진 수류탄으로 좌초되고, 7명의 사람들이 무인도에 떨어져서 살아남게 되었다. 7명의 사람들이 공동체 안에서 뒤늦게 구명조를 타고 합류하게된 화장실 

청소부 애비게일. 애비게일의 생존 기술로 부자들, 관종 모델들, 장애를 가진 여성분과 호텔 직원 매니저를 먹여살리면서 조직체계의 위계를 다시 만들어가게 된다. 애비게일은  무인도의 선장이 되면서 자신을 부려먹었던 부자들과 매니저에게 똑같은 권력을 보이며, 권력을 맛을 본 애비게일은  자신의 선장의 위치를 놓칠게 되는 상황이 될까 봐 누군가를 죽이기까지 하려 한다.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 하는 화장실 청소부 아주머니의 캐릭터가 슬픔을 자아내었다. 

   자신을 하대했던 인간들 위에서 군림하는 권력의 맛에 길들여져서 점차적으로 호화 여객선의 몇몇 부자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에 씁쓸함이 느꼈졌다. 


    인간의 주어진 환경이  바뀌고 권력이 주어지면 그  인간의 밑바닥에 깔린 본능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선상에서  부자들의 배설물들을 묵묵히 청소하는  애비게일 모습에 헤벨은 경외심까지 느꼈는데 주체 못 할 권력을 잡은 애비게일의 반 전 모습에서 인간은 말로 표현 못 할 다양한 결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슬픔의 삼각형' 영화는 물질과 권력과 이미지를 향한 욕망이 득실거리는 물질주의 시대에 자기만의 색깔과  생각을 정립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돈도 웬만큼 있어야 하고, 친구도 많아야 하고, 사람들로부터 집중을 받은 외모도 있어야하고, 누구로부터 대우받을 수 있는 직장과 지위도  있어야지만 나라는 존재를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이 사회의 풍조 속에서  필요 이상의 권력, 부, 경력, 이미지 등 같은 인생의 부사들을 쫓아가는 인생보다는  인생의 명사가 되어주는 가치, 진리, 상투적이지만 사랑, 신념, 따뜻함, 배려, 존경, 우정 등을 찾기 위해  삶의 어조를 낮추는 자세로 살아가고 싶다. 헤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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