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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정 Jun 05. 2018

컨텐츠 마케팅의 시대 #1_ 2018년과 미쉐린 가이드

고객은 컨텐츠를 통해 기업을 배운다

우리는 매일 컨텐츠를 끼고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네이버를 열고, 저녁에 잠자기 전에 유튜브 영상을 하나 더 챙겨보고 잠에 빠져 든다. 컨텐츠 홍수라지만, 컨텐츠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 늘 찾고 있다. 데이비드 리스먼 (David Riesman)의 표현을 빗대어, 마치 디지털 풍요 속에서 '고독한 군중'처럼, 늘 정보를 끼고 살아도 더욱 외로움은 깊어져서, 혼자서 즐기는 컨텐츠 찾고 있는지 모른다.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등장은 과거 매스미디어에서 즐기든 컨텐츠를, 소비자의 작은 손바닥으로 옮겨와서, 컨텐츠의 생성과 공유 그리고 다시 재생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과거의 셀렙이 유명 연예인이었다면,  TV와 라디오가 그 지위를 잃은 수간부터,  디지털 플랫폼 속에 수많은 셀렙이 존재하고 있다. 스스로 컨텐츠를 만드는 소비자들도 이미 마이크로 셀렙이 되고 있다. 우리가 즐기는 컨텐츠들은 이러한 인플루언서들 그리고 소비자들이 만든 것들도 많지만,  실제 디지털 플랫폼에 존재하는 방대한 컨텐츠들은 브랜드들, 바로 수많은 브랜드의 마케터들이 제공한 것들이다. 기업의 마케터들은 컨텐츠의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것이다. 


고객의 시선과 관심의 이동으로 어느 듯 컨텐츠 마케팅은 세상의 모든 브랜드들 (판매 기업)의 주요 관심사가 되어 있다. 또한 마케팅의 전략에서 컨텐츠가 하나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컨텐츠 하나 끼워 넣어봐' 하던 것이 페이스북을 위한 컨텐츠인지, 유튜브용 컨텐츠인지, 인플루언서와 함께 만들 컨텐츠인지, 직접 뿌릴 컨텐츠인지, 간단하게 만들 스낵 콘텐츠인지 (Snack Content), 대작을 하나 만들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컨텐츠는 비용이 들고, 그 효과를 보고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컨텐츠는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또 브랜드들과 에이젼시가 컨텐츠 마케팅을 말하지만, 아직은 이 개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여서 인지, 학문적으로도 또한 시장에서도 명확한 정의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 이유는 바로 두가지 때문이다. 그 하나는 마케팅의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컨텐츠를 둘러싼 마케팅의 영역이 넓고, 각 주체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광고주, 에이젼시, 크리에이터, 플랫폼 기업, 그리고 컨텐츠 마케팅 테크 기업 등 보는 주체에 따라서, 각자의 보는 뷰과 정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컨텐츠 마케팅은 고객이 원하는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 고객이 만족하고 행복하게 해주면서 궁극적으로는 판매자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매출을 돕는 전략이자 실행을 말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과 '행복'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디지털 컨텐츠는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공급되는 것보다는 포털, 동영상 플랫폼, SNS를 통해서 그리고 기업이 소유한 블로그, 홈페이지 등의 'Owned Media'로 공급되기 때문에, 고객에 따라 컨텐츠의 성격이 매우 달라진다. 잘못된 컨텐츠란 고객군과 맞지 않는 컨텐츠를 의미한다. 이것은 곧 돈 낭비다. 요즘 유행하는 '병맛 비디오' 같은 컨텐츠는 일부 소비재 제품과는 잘 어울릴 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석유회사나 하이테크 제품을 만드는 기업 이미지와는 잘 맞지가 않을 것 같다. 소비재라도 명품 브랜드에서 선택할 확률이 높지는 않다.    


두 번째 '행복'이라는 흔한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컨텐츠 마케팅은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행복감을 주는 것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이것은 컨텐츠의 어원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컨텐츠는 콘텐츠라 불리기도 한다. 국가에서는 이것이 옳은 발음법이라 한다. 뭔가 일본식 발음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영어로는 복수를 거의 쓰질 않는다 주로 'Content'라 한다.  Content의 어원을 보면 '만족하다' '행복하다' '뭔가를 채워주다'의 의미를 갖고 있다. 컨텐츠는 무언가를 충만하게 채워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에게 컨텐츠로 행복감을 채워 줄 때, 고객은 웃고 즐거워하며, 때로는 공감하여 공유를 눌러준다.  컨텐츠 마케팅은 결국 고객이 만족할 만한 내용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함을 의미한다.  


고객은 정말 컨텐츠를 통해서 기업을 보고 있을까?

기업에 있어서 컨텐츠가 신경 쓰이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이 기업이 만드는 컨텐츠를 통해서, 브랜드를 접하고 기업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시선과 관심이 바뀌면, 마케팅 방식은 자연스럽게 변화에 따라간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그들을 즐겁게 해줄 컨텐츠다. 그리고 기업이 만드는 컨텐츠는 곧 기업의 얼굴이자,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되며, 고객이 즐기는 순간마다, 매출을 일으키는 세일즈 머신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기업의 이미지를 갉아먹기도 한다. 컨텐츠는 잘 생각해서 잘 만들어야 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또한 현대의 기업에게 컨텐츠는 푸시 광고 시대에서 고객에게 잃어버린 브랜드의 신뢰를 되찾는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소비자 들은 좋은 컨텐츠를 통해서 기업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디지털 플랫폼과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융합하여 매일 놀라운 수준으로 소비자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 브랜드들은 매일 엄청난 컨텐츠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쏟아내고 있다. 그 기법도 나날이 발전되어 오고 있다.  풀 마케팅 기법, 인바운드 마케팅 기법,  마케팅 퍼널 기법 등 이런 것들이다. 마케팅 채널은 얼마나 복잡한가?  소프트웨어는 또 얼마나 많은가? AI가 컨텐츠를 만들고 뿌리고 최적화하는 시대, 바야흐로 컨텐츠 마케팅의 시대이다. 세스 고딘 (Seth Godin)은 컨텐츠 마케팅은 마케팅의 마지막 남은 영역이라고 불렀다. 아마도 앞으로 10년은 카멜레온처럼 변해가면서, 우리를 즐겁게 또 고독하게 해 줄 것 같다.


이 글은 컨텐츠 마케팅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흥미로웠던 이정표와 기업의 변화, 컨텐츠가 만들어낸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2018년의 시점에서 본 컨텐츠 마케팅의 모습을 살펴볼까 한다. 



#2 컨텐츠 마케팅 Scene _ 100년 전의 미쉐린 가이드 


컨텐츠 마케팅이 궁금하여, 약간 조사를 해본다면, 많은 자료에서 미쉐린이 등장함을 알 수 있다.  미쉐린의  컨텐츠 마케팅의 이런 속성을 알고 그랬을까? 아니면 후세가 그렇게 판단했을까? 미쉐린 가이드는 컨텐츠 마케팅의 최고의 사례 중의 하나로 불린다. 그것도 100년 전!! 에 말이다.


오늘날 미쉐린 레스토랑으로 더욱 알려진 미쉐린은 타이어 제작회사였다. 1900년대에 프랑스에는 굴러다니는 네 바퀴 자동차는 겨우 3,000여 대밖엔 없었다. 자동차 타이어를 판매하기에는 사업적으로 수지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미쉐린이 만들어서 파는 타이어는 대부분 자전거 타이어였다고 한다. 


미쉐린은 그러나 다른 기업이 갖고 있지 않은 매우 요긴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도로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과 각종 볼거리들에 대한 정보다.  이것은 어떤 관점에서는 현대판 네이버처럼, 느리긴 하지만, 새로운 에디션마다 업데이트되는 100년 전의 정보 포탈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미쉐린은 그들의 고객을 위해서 활용성 높은 정보를 엮은 조그만 책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첫 에디션을 1900년에 출판해서 약 35,000부를  공짜로 뿌렸다. 그러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런 유용한 정보를 활용해서 전국을 더 여행 다니고, 궁극적으로 타이어를 더 사지 않을까 생각했다. '유용한 정보'를 통해,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Engage), 이런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수요를 더 창출하는 현대의 있어서 컨텐츠 마케팅의 목적 그대로다.  




실제 자동차가 대량 공급된 것은 1908년 핸리  포드의 모델 T가 출시되고 이후였다. 자동차가 대량 생산되자, 사람들은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도로는 확장되고 넓어졌으며, 도로 주변의 먹을거리, 볼거리도 더 많아졌다. 미쉐린 가이드는 점점 그 사이즈와 두께가 커져갔고 ,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미쉐린 가이드는 무려 118년을 이어오고 있다. 오늘날의 미쉐린 가이드는 온라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마다 모두 다른 형태의 온라인 매거진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하나의 컨텐츠 매거진이다. 세월이 흘러도 미쉐린 가이드는 이름도 그대로이며 그리고 내용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대의 컨텐츠 마케팅에 의미하는 것은 또 마케터들이 배울 수 있는 점은 "꾸준하라" "활용성 강한 정보를 제공하라" 그리고 "컨텐츠가 곧 브랜드가 돼라"이다. 100년 전과 100년 후를 생각해보면, 그간에 가장 큰 변화는 테크놀로지다. 마케팅 미디엄들 흔히 미디어와 각종 마케팅 채널들은 모두 테크놀로지가가 만들어낸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처럼 아날로그로 느끼던 정보의 만족감과 유튜브의 브랜디드 컨텐츠 영상을 보면서, 만족해하는 것의 큰 차이는 근원적으로 없다. 컨텐츠 마케팅은 고객이 만족하고 즐기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이기 때문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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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마케팅 서밋 2018에서 마케터의 관점에서 '컨텐츠 마케팅'에 대한 생각이 깊은 다양한 분야의 Speaker들이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룰 예정이다.

www.contentsumm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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