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야

by 이세진

지구야

너가 날 닮았니

내가 널 닮았니


너의 배꼽 위에 돋아나는 새싹은

내 몸에 솟아오른 솜털 같구나


지구야

내가 널 닮았니

너가 날 닮았니


한여름을 토해내는 열기가

나의 얼굴을 붉힌다.


한 방울의 땀은

바람에 흩날려

너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고


너의 한 줄기 비눈물은

대지를 적시고

나를 적신다.


지구야

내가 널 닮았니

너가 날 닮았니


아니야

이건 닮음이 아니야

태초에서 지금까지

너는 나를 키워왔지


아무런 대가도 없이

아무런 약속도 없이

아무런 명예도 없이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