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산해진미로 배를 채웠어도 다음날이면 집밥을 찾는 게 사람들의 심리라고 한다. 따라 하기 쉽고 친숙한 맛을 내는 백종원의 레시피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런 심리는 삶을 그려내는 문학작품에도 적용되는 듯하다. 가령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의 단편은 특별할 게 없는 일상을 담고 있으면서도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명작으로 꼽힌다. (중략)
그의 작품에는 소소한 일상을 묘사하는 소재로 음식이 흔히 사용된다. 실제로 미식가였다는 체호프는 지식 계급인 인텔리겐차들이 주로 먹던 메뉴를 작품에 자주 등장시켰는데, 특히 「어리석인 프랑스인」이라는 단편에서는 당시 러시아인들의 식생활과 그에 대한 체호프의 자부심을 읽을 수 있다.
화자로 등장하는 프랑스 서커스 단원 앙리 푸르쿠아는 공연여행 중 아침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모스크바 외곽의 한 허름한 레스토랑을 찾는다. 가벼운 수프 한 그릇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그의 옆에는 단정한 신사가 버터와 캐비아를 바른 뜨거운 블리니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이도 모자란다며 말린 생선인 발리크와 연어를 추가로 주문한다. 보드카와 함께 그 많은 음식을 즐기는 신사를 보고 앙리는 그가 어딘가 아픈 건 아닌지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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