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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Jeung Jul 29. 2023

[내 책갈피 속 봉봉]아이리시 모스와 감자 케이크

메이브 빈치 '그 겨울의 일주일' 속 아일랜드 음식

아일랜드의 국민 작가로 불리는 메이브 빈치의 유작 『그 겨울의 일주일』은 해안절벽에 자리잡은 호텔 스톤하우스를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고 있다. 연중 대부분 비가 오고 바람이 거칠며 쓸쓸한 이곳에, 각자 사연을 안고 온 이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이 온기를 불어넣는다. 


스톤하우스의 첫 손님은 오랜 친구 사이라는 위니와 릴리언이다. 그런데 왠지 두 사람 사이에는 친구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데… 이들에게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연이 숨어 있었다.


인기 배우 코리는 화려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존’이라는 가명으로 이곳을 찾는다. 의사 부부 헨리와 니콜라는 환자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감당하기 어려워 힐링 여행을 온다. 청년 안데르스는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기로 한 금수저지만 어머니의 부재와 사랑하는 여인과의 갈등으로 고심한다. 


이벤트 1등 상품인 파리 여행과 스톤하우스를 비교하며 불평을 늘어놓는 윌 부부, 마음에 울분을 안은 냉정한 은퇴 교장 넬 하우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자신의 능력 때문에 오히려 괴로워하는 프리다도 스톤하우스의 손님이다. 


이들은 여러 사연을 안은 채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다 자신의 미래를 발견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찾고, 사람들 속에서 감사함을 느끼며 행복에 가까워진다. 끝까지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는 이도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생이란 여정은 각기 다른 색을 띠며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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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대접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배경인 만큼 소설 곳곳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호화로운 호텔 메뉴보다는 ‘심야 식당’을 연상시키는 소박한 메뉴가 대부분이다. 초반에 언급되는 포테이토 케이크는 감자를 반죽한 것으로 켈트인들이 핼러윈 때 즐겨 먹으며, 사과를 곁들여 달콤하게 만들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서구에서는 거의 먹지 않는다는 해초로 만든 ‘아이리시 모스’라는 음식도 나온다. ‘카라긴carraigin’이라고도 하는 이 홍조류는 대서양 해안 암석 지대에서 자라며 단백질과 무기질, 유황과 요오드가 풍부하다. 끓이면 젤리 형태가 되는데 여기에 바닐라, 코코아 가루, 레몬 껍질, 생강 등으로 맛을 내 푸딩으로 만든다.  


그밖에 아스파라거스 페이스트리, 셀러리 소금을 친 상추 잎, 정어리 구운 콩 토스트, 홀스래디시 크림 훈제 송어, 소다브레드, 구운 양고기와 고등어, 피시 앤 토마토 베이크, 각종 수프도 등장한다. 아일랜드 요리는 기본적으로 영국 요리와 레시피가 상당 부분 겹치지만 들어가는 재료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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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아일랜드 요리로는 마늘과 감자를 버터밀크에 삶은 후 양배추, 케일, 양파, 파 등을 올린 콜 캐넌colcannon이 있다. 기호에 따라 사워크림을 얹어서 먹기도 한다. 또한 콜 캐넌을 한 번 끓인 다음 반죽해서 구워 내는 ‘콜 캐넌 케이크’도 있는데, 외관이 우리나라 동그랑땡과 비슷하다. 콜 캐넌에는 사실 슬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영국에 생산물을 모두 수탈당하고 남은 감자와 버터를 빼낸 버터밀크, 그리고 자투리 채소를 삶아 먹는 잡탕 느낌의 메뉴였던 것이다.  


아이리시 스튜는 베이컨이나 기타 육류와 양배추를 한꺼번에 끓여 만든다. 겨울철 온 가족이 모여서 몸을 녹이는 데 그만이다. 박스티boxty라는 요리는 일종의 감자 팬케이크로 사워크림이나 파를 곁들인다. 


아일랜드 사람들도 해조류를 먹는다? 

한국인과 비슷한 정서를 갖고 있다는 아일랜드인들이 즐겨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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