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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Jul 31. 2020

1. 3달 동안 서른 명과 데이트하다

연애 고자의 수학적 접근, 비서 문제

<데이팅 프로젝트> 매거진은 건어물녀였던 제가 적극적으로 연애하기 위해 노력했던 3개월 동안 만난 사람들과 느낀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4살 때 미국에 석사를 하러 다시 돌아왔을 때 내 또 하나의 목표는 연애였다.


건어물녀의 딜레마

우리 집은 가부장적인 집이었으므로 사촌언니들이 적령기를 지나서도 결혼하지 않으면 어떤 압박을 받는지 선례를 목격했고 나 또한 '결혼이나 하지 대학원은 무슨 대학원이냐'라는 말을 들으며 미국에 왔기에 한국에 돌아가면 자의든 타의든 결혼하기 위한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게 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나는 연애에 소질이 없다. 성격은 남자 같고 이성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 몇 번 안 되는 연애경험도 친구였다가 사귀게 된 경우여서 선을 보거나 소개팅은 상상이 안갔다. 만에 하나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기적처럼 소개팅 자리에 나타난다고 해도,


1. 좋은 사람인지 알아보는 법도 몰랐고 (= 연애 경험이 적어서 보는 눈이 없음)

2. 나를 좋아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전혀 감이 없었다 (= 매력이 없음/어필하는 법을 모름)


졸업 후에 자연스러운 만남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아서 나는 '남자와 연애를 전제로 하는 처음 몇 번의 만남'을 잘하는 법을 집중 공략/연습해야 했다.



수학적 접근 케플러의 비서 문제 + 데이트 프로젝트

수학에서 비서 문제 (The Secretary Problem)라는 최고의 선택을 하기 위한 유한한 기회가 있을 때 선택을 도와주는 공식이 있다. 요하네스 케플러가 이 문제에 제시한 전략은 만약 살면서 10번의 연애를 할 기회가 있다면, 처음 4명을 만나보되 전부 거절하고, 그다음부터 만나는 사람 중에 첫 4명보다 나은 첫 번째 사람이 10명 중 최고일 확률이 가장 높다는 (~40% 정도) 공식이다. 결국은 처음에는 데이터를 쌓는데만 집중하고,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였을 때 그 '비교대상' 데이터를 이기는 상대를 만나면 선택해도 좋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나는 대학원에 재학하는 기간을 '거절 기간'으로 정하고, 데이팅을 '프로젝트화' 해서 최대한 많은 남자를 만나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스스로에게 제시한 룰은 간단했다.

1. 최대한 이성을 많이 만날 기회를 만든다.
2. 남자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한다면, 위험한 사람같이 보이지 않는 이상 마음에 안 들어도 무조건 한 번은 만나본다.

1번은 정말 쉬웠다. 학교에 매일 가는 것도 이성을 만날 기회였고 소개팅 어플도 등록했다. 수업에서 만난 이름도 모르는 학우가 데이트 신청을 해서 만난 걸 시작으로 2달간 약 30명 정도 되는 남자들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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