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이 되어 돌아보니 옳았던 어른들의 말씀

by 세준희

어른들은 항상 그때가 제일 좋을 때야, 학교 다닐 때가 가장 좋을 때야,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시에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만 30세까지 1주일을 남긴 지금 돌아보면 어른들 말씀 중 상당 부분이 옳았다.



친구란 거, 정말 좋지만 나중에는 정말 정예만 남아.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초6) 평생 동안 친구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줄 알았다. 학교에서 매일 봐서 그런지 친구가 마치 가족 같았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지 않게 되고, 친구를 만나는 것도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일이 되면서 졸업할 때마다 친구들 중 2/3 이상이 연락이 끊겼다. 그 후에도 사람은 계속 변해서 잘 맞던 친구들도 잘 맞지 않게 되고, 어른들 말씀대로 정말 정예만 남았다. 예전엔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가장 친하게 느껴지는 친구들이었는데 지금은 자주 보지 않아도 한결같이 서로를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친구들이 그렇다.



학교 다닐때가 가장 좋을 때야.


사람은 변화가 있을 때 가장 힘든 것 같다. 살면서 아마도 학교 다닐 때가 제일 바빴지만 그때는 내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할 필요가 없고 그저 시키는 대로 따라가면 인정과 사랑을 받았다. 시키는 일을 전부 다 하지 못하더라도 손해 보는 건 고작 성적이니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별로 변화도 없었고 한 마디로 내 시간과 내 결정들에 대한 책임이 그리 크지 않았다. 성적과 학력은 직업에 따라서 중요해질 수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 아주 중요하지는 않고 앞으로 점점 덜 중요해 질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덜 바쁘지만 수많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을 따르는 모든 변화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



지금이 가장 예쁠 때야.


그 예쁘다는 말이 '싱그러움'을 뜻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 외모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고 (당연히 같은 사람이니까) 오히려 10년 전보다 살이 빠지고 더 잘 꾸미니까 지금이 더 예뻐야 맞는데 일을 시작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근심 걱정이 많아지면서 예전의 마냥 해맑고 밝고, 희망에 부풀어 있던 분위기가 사라졌다.

그렇지만 모두 인생을 배우고 열심히 살고 견뎌내느라 사라진 것이니 싱그러움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 오히려 두리뭉실한 미래를 꿈꾸던 20대 초반 때 보다 구체적인 틀을 잡고 실행해 나가고 있는 지금의 내가 훨씬 더 좋다. 그때가 가장 예쁠 때였던 건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외모는 어차피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네가 어른 돼 봐라


사춘기 이후부터 항상 아빠와 부딪치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남자 친구였던 남편이 가정을 이루고, 스스로를 가장으로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하게 된 행동들을 보면서 아빠도 가장으로 사는 게 부담스러웠겠구나. 잘하고 싶어서 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구나, 하는 걸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배우자가 가장 중요하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도 아주 괜찮은 생각이지만, 만약 결혼을 한다면 배우자를 정하는 건 운이 정해준 부모님 다음으로, 어쩌면 부모님보다 내 인생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사람을 만나는 중차대한 선택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의식주와 정신적인 안정이 인생의 밑그림이라면 사랑은 그 후에 색깔을 입히는 아름다운 채색인 것 같다. 배우자는 사랑에도 관여하지만 그보다 먼저인 의식주와 정신적인 안정과 더 깊은 관련이 있어서 사랑을 뛰어넘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내가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곳 모두 배우자가 깃들어 있고 나를 성장시켜줄 수도, 내 모든 것을 망칠 수 도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력과 자본의 불균형이 발전에 부익부 빈익빈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