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al Basic Income
지금 미국에서는 소득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Universal Basic Income (노동하지 않아도 받는 기본 소득. 보장 소득 혹은 시민 소득이라고도 한다)를 지급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동의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사라지는 일자리들
지금 미국에서는 상위 10%가 모든 인구의 재산의 3분의 2를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하위 50%는 전체 재산의 단 1.3%만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경제가 굴러가는데 사람의 노동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했지만 지금은 로보트와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 지능)가 점점 더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사람의 노동력이 예전만큼 경제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게 되었다. 맥킨지 리포트에 따르면 2030년에는 모든 직업의 3분의 1이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거라고 전망한다. 앞으로는 세계에 필요한 노동력이 점점 더 줄어들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게 되면,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져서 생각해낸 방법이 기본소득이다. 현재 미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기본소득은 한 달에 1000달러 정도이다. 기본 소득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기본 소득이 삶에 대한 만족도와 인간으로서의 긍지를 보존하는 동시에 창조성과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가 되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창업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핀란드와 인도 실험
핀란드와 인도에서는 각각 2년, 1년 반 동안 기본 소득 실험을 시행했다.
핀란드
핀란드는 2017년부터 2년 동안 2000명 정도의 실업자들에게 매달 560유로(한화 약 74만 원)를 지급했다. 기본 소득을 보장받은 실업자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더 건강했고, 집중력이 높아졌고, 스트레스가 줄어들었고, 더 자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기대했던 창업이나 높은 재취업 효과는 얻지 못했다. 기본소득을 보장받 사람들이 보장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취업률이 높을 거라고 예측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그룹의 취업률은 비슷했다고 한다.)
인도
핀란드 실험에서는 삶에 대한 만족도를 제외하고는 기본 소득의 가치를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가난한 지역에서의 실험의 결과는 좋았다. 인도에서도 한 매우 가난한 지역에 2011년에 1년 반 동안 6000명 정도의 실업자들에게 한 달에 한화로 5천 원 정도의 기본 소득을 지급했다. 소득을 지급하기 전에는 아주 적은 급여를 받고 잡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기본 소득을 지급하고 나서는 많은 사람들이 밭이나 논에 투자해서 농업을 시작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추가적인 일자리를 얻었으며 더 긴 시간 동안 일했다고 한다.
인도의 실험 대상인들은 매우 가난해서 아마도 지급받은 돈을 꼭 필요한 생필품을 사는 데 사용했을 것이다. 방도가 없어서 부당하게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수도 있다. 정말로 돈이 필요했던 인도의 경우에는 기본 소득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이미 필요한 것들이 대부분 갖추어져 있는 핀란드의 경우, 소득이 보장되면 오히려 노동할 동기가 사라졌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기본 소득을 시험해 보겠지만,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했을 경우 도약의 발판이 되어서 오히려 노동률을 높일 수 있고, 정말로 필요하지 않은 경우 노동력을 낮출 수도 있다는 게 이제까지 얻은 결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