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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Jul 12. 2022

너를 보고 있지 않을 때도 너를 사랑해

4달 된 내 아기는 아직 뒤집기를 못한다. 당연히 앉지도, 서지도 못한다. 남은 것은 누워 있는 건데, 누워있는 걸 싫어한다. 앉거나 일어서 있길 좋아해서 눕혀 놓기만 하면 징징댄다. 문제는 혼자서 일어나거나 앉지 못하니 어른이 일으켜 줘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요즘 나는 아기 일으키는 기계가 되었다. 무한 반복으로 아기를 일으키는 게 내 하루 일과다. 


아기를 조금이라도 앉혀놓기 위해 (내게서 떨어트려 놓기 위해) 좋다는 바운서를 샀다. 쇠로 된 봉에 천을 끼운 형태의 바운서인데 가격이 무려 $200 다. 개인적으로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아기 용품은 부르는 게 값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님이 조금이라도 앉아 계실 거란 희망을 품고 결제했다. 이 전에 산 $240 스윙은 아기가 싫어해서 반값에 팔았다. (아기들이 좋아한다며?) 아기 용품은 복권이다. 이번에는 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산 바운서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행히 5~10분 정도는 앉아있는다. 스윙에선 1분이면 울었으니 5~10분이라도 내가 밥을 입에 밀어 넣기 적당한 감지덕지한 시간이다. 3분이 지나면 입꼬리가 아래로 내려가며 시무룩한 표정이 되고, 몇 분이 더 지나면 징징대기 시작한다. 


어제도 부엌에 볼일이 있어서 바운서에 잠깐 앉혀 놓았는데 돌아와서 보니 삐친 얼굴이다. 시무룩한 얼굴로 내 눈을 피하면서 바운서에 달려있는 장난감을 돌리는데 하나도 재미없어 보인다. 한참을 삐쳐서 말(옹알이) 없는 아기를 향해 조잘거리다, 남편이 말을 걸길래 잠시 눈을 들어 남편과 이야기했다. 내가 남편과 이야기를 시작하자 내 눈을 피하고 장난감만 보던 아이가 눈을 살짝 들고 나를 본다. 내 시선이 다시 아기를 향하자 눈을 다시 내리 깔고 애꿎은 장난감만 응시한다. 나를 독점하고 싶어 하는구나. 나를 통해 안심하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아기에게 말했다. “사랑해.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사랑하고 너를 보고 있지 않을 때도 사랑해. 엄마는 항상 너를 사랑해. 알겠지?” 아이를 안아주었다. 조용했다. 조금 후, 아기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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