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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feel co Nov 11. 2022

동남아시아 국제학교

국제학교 다니면 영어는  알아서 늘까요?

동남아시아 이방인 생활 1년이 넘었다. 우리 아이들도 국제학교라는 곳에 적응하고 다닌 지 1년이 되어간다.

알파벳 겨우 인식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영어로 또래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고, 수업도 따라간다. 영국 사립형 국제학교를 다니다가 최근에는 미국계 국제학교로 옮겼다. 이 두 가지 시스템을 다 경험한 나의 작은 소견을 나누고자 한다.


국제학교 다니면 영어가 빠르게 늘까?

생각만큼(기대만큼) 아이들의 영어가 빠르게 늘지 않는다.

학교에서만 영어를 사용하지, 하교 후에는 아이들이 영어를 쓸 일이 많이 없었다. Play date를 영미권 친구들과 하면 모를까 하교 후에 아이가 영어를 써야 하는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리고 자카르타는 한국인이 정말 많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 엄마들은 내 아이가 '한국사람'이 없는 국제학교에 가서 한국어를 덜 쓰고 영어를 더 많이 쓰기를 바라지만, 자카르타에서 한국사람이 적은 국제학교는 찾기 힘들다. 프랑계 국제학교, 독일계 국제 학교면 모를까.

우리 애들은 이곳에 만 5살에 와서 영어 흡수가 정말 빠를 줄 알았는데 펜데믹이기도 했고 교실에 전원 다 한국인이었기에 더 더디게 늘었던 것 같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 살지 않고 국제학교에 한국이 많다면 영어가 막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 나는 국제학교에 다니면 내 아이의 영어가 자동으로 쑥쑥 늘 것이라는 생각은 왜 했을까?;;;


결국 끼리끼리 놀게 되어있더라. 

결국 내 아이도 익숙함을 찾아간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서 내 아이가 다양한 나라의 아이들과 대화하고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는' 그런 상상을 했다.  올해 전학을 간 학교는 자카르타에서 가장 큰 학교이고 나라별 비율을 두고 반을 구성하기 때문에 한 반에 한국인이 다 몰리기가 힘들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환경이 바뀌면 좀 외국 친구 좀 사귀어 오나 했는데, 가장 먼저 사귀어온 친구가 영어를 NO만 할 줄 아는 일본 여자 아이였다. 심지어 그 친구는 일본어만 한다고 첫째 딸은 '나는 너랑 같이 놀고 싶어'라는 일본어를 외워갔다. 첫째도 둘째도 다 반에서 일본 친구를 사귀어 왔다. 나라도 영어도 익숙하지 않은데 외형이 비슷한 아시아 친구가 사귀는 게 마음이라도 조금 편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영어로 자신의 표현이 충분히 가능한 다음에야 다양한 나라의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본 국적의 아이들은 일본 아이들끼리, 한국 아이들은 한국 아이들끼리, 영어가 편한 아이들은 영미권끼리 모이고 아이들의 플레이 데이트도 그렇게 구성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둥이들 영어는 어떻게 1년 반 안에 영어 실력을 향상했을까?

자카르타 생활을 오래 한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아이들에게 주 2-3회 영어 튜터를 두었다. 지금은 주 1회로 줄였다. 아이들의 영어는 사실 정말 놀면서 느는 영어(아이들이 정말 내가 필요해서 하는 영어)가 최고인데,  처음 다닌 국제학교는 반에 모든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이라서 영어의 in put과 out put의 발란스가 맞지 않았다. 아파트에서 외국 친구를 만나도 전혀 아이들이 말을 걸거나 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렇게 영어 튜터를 함께 붙여주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넷플릭스는 무조건 영어로만 듣게 했다. 그리고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과의 플레이 데이트를 계속해서 잡아 주었다.

전학 간 현재 학교의 친구들과도 매주 주말마다 플레이 데이트를 잡아주고 있다.아이가 좋아하는 친구와 즐겁게 놀려면 영어로 말해야 하니 아이들은 그렇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리고 영어책 읽기를 꾸준히 해준다. 영미권 나라가 아니라면 'play date'를 적극 활용해서 아이의 방과 후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 주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이렇게 1년 반이 되어가니 아이들의 영어는 정말 많이 향상되었다. 화장실 가고 싶다는 말을 못 해서 수업시간 내내 소변을 참았고, 어떤 일이 생겨도 선생님께 설명을 할 줄 몰라서 그렇게 그냥 집에 온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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