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로 가는 길, 세상이 느리게 움직였다

by 마음뚠뚠

검색창에 뜬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심근경색.’


이게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니.

순간, 심장이 아니라 머리가 먼저 멍해졌다.

숨이 점점 가빠오자 아내에게 말했다.

“병원 좀 가야겠어.”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데까지 꽤 오래 걸렸다.

별일 아닐 거라며 버티던 내가, 스스로 두려움을 인정한 순간이었다.

차에 오르자 세상이 느리게 움직였다.


신호등의 불빛이 더 붉게 보이고,

도로 위의 사람들은 마치 다른 세상 사람처럼 멀게 느껴졌다.

아내가 급히 여동생과 통화하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이상하게도 ‘내가 이걸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료 개혁 관련 문제로 뻉뺑이 도는 응급실, 거절하는 간호사, 어쩔 줄 모르고 응급실에서 무한정 기다리 것 등등

가슴은 점점 조여 오고,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그 와중에도 머릿속에는 이상한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만약 지금 여기서 쓰러지면, 딸은… 아직 중학생인데.”

그 순간, 모든 감정이 멈췄다.

작년 어머님 입원 때 건너편에서 우는 딸과 내 또래 뇌출혈 아버지도 생각이 지나갔다.


무서움도, 아픔도, 후회도 한꺼번에 밀려왔지만

그중 가장 크게 자리한 건 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일요일 오후라서 인지 다행히 대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일상적으로 응대하는 응급실 간호사가 이후 처리 과정을 이야기하는데 다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침대로 옮겨져 기계 연결하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 왔는지 응급실 의사가 왔다가곤 다른 여자선생님이 내 채모를 정리하고 있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나는 정말로 죽음의 문 앞에 서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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