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덟이라는 나이에도 블로그를 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해보니 결코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마음도 다잡을 겸,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를 생각의 흐름대로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회사를 떠나야 하고, 그렇게 되면 반드시 '다른 세상'을 만나야 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그 '다른 세상'은 '회사와 연결된' 세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대기업의 구매 담당 부장이 벤더 회사의 영업 담당 임원이 되는 식으로, 회사의 사이즈는 줄어드는 대신 본인의 직급은 올라가는 형태가 '성공적인 이직'의 일반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아도 (능력과 인성만 있다면) 쉽게 제2의 인생이 가능했습니다. 예시로 들은 사례는 아직까지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지요. 직(職/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과 장(場/어느 회사, 무슨 부서냐)의 개념은 예전에 비해 확실히 분리되고 있습니다. '내가 누군지'를 말할 때 (소속 회사와 부서가 적혀있는) 명함 한 장 만으로 설명이 가능했던 시대는 (아직까지는 유효하지만) 점점 과거의 말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場이 없이도 職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열렸습니다. 1인 기업이니, 지식 창업이니, 무자본 창업이니.. 하는 말들이 그 증거입니다. 실력만 있다면 자기 자신이 브랜드가 되어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 훨씬 가속화되었습니다.
저도 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 기업에서 월급이나 하는 일 모두 대체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소위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언젠가는 단 한 번에 바닥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야 할 세상도 기존의 세상과 달라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만나야 할 다른 세상이 어딘지를 찾고, 그 세상과 만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제 자산이자 관심 분야는 '강의와 퍼실리테이션'입니다. 강의를 잘 만들고 잘 하는 역량이야말로 글(블로그/전자책)이나 영상(유튜브 등)을 만들 때 내 콘텐츠를 가장 파워풀하게 어필할 수 있는 역량입니다. 온라인 강의/오프라인 강의라든지 코칭/컨설팅 등에도 유용합니다. 자연스럽게 '지식 창업'으로 키워드가 연결됩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성격의 블로그에도 관심이 많아지더군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방문하다 보니, 참조할만한 롤 모델이 참 많았습니다. 그중에 전자책을 내고, 강의나 컨설팅으로 수익모델을 구축해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지식 창업가'입니다.
일단 하나 확실한 것은 저보다 젊은 나이의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블로그로 보면 확실히 '힘'과 '끼'가 느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힘은 '추진력'이고, 끼는 세상을 따라가는 '감각'을 뜻합니다. 부러움에 질투가 섞여 '내가 10년만 젊었어도...'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들은 저의 선배이고, 이미 따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 '넘사벽'인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블로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젊은 지식 창업가에게 본받고 싶은 점
지식으로 수익(성과)을 내기 위해 해야 할 행위를 제 나름의 기준으로 구분해 보면, 1) Input 활동, 2) Output 활동,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3) 연결의 활동입니다. 젊은 지식 창업가들은 이 세 가지 활동을 '열정적으로 빠르게' 해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뽑아내고 정리하는 능력도 탁월하고, 마케팅적인 감각 또한 잘 발달하여 후킹(Hooking)에도 능하며, 심지어 디자인 감각까지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학습 능력'입니다.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습득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시간 내에 필요한 것들을 갖추게 됩니다.
제가 젊은 지식 창업가들에게서 가장 부러워하는 점은 그들의 세계관입니다. 특히 세상을 하나의 '게임'으로 보고, 주어진 미션을 하나씩 공략하면서 레벨을 올리고 스킬을 획득해 가면서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을 게임으로 본다는 것은 게임의 목적(큰 그림)을 정확히 알고 시작한다는 겁니다. 진행 과정도 극복이 아니라 '공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능동적이고 재미를 느끼면서 할 수 있습니다.
돈을 '점수'로 생각할 정도의 마인드면 차원이 더 높아집니다. 돈에 휘둘리거나 따라다닐 대상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면 과감하게 자신을 위해 투자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수익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들의 거침없는 활동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잘하는 데 뭐가 걱정이냐고요? 그것은 '너무 빠른 속도'입니다.
그렇게 빨리 가다가는 금방 지칠 텐데...
2. 그들이 '계속해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요즘 소비자를 후킹 하는 공식은 '더 쉽게, 더 빠르게'인 것 같습니다. 유튜브에서 '하루에 30분만 투자하면 당신도 한 달에 100만 원 벌 수 있다' 식의 자극적인 문구들 많이 보셨을 겁니다.
보면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절대 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어!'라고 다짐한다 해도, 그건 순간입니다. 여기저기 동영상들을 보다가 똑같은 썸네일을 만나게 되면, '혹시 그런 방법이 진짜 있긴 한 거야?'하며 클릭을 했다가, '에이, 역시나~' 하며 씁쓸해진 경험 있으시죠? 저 또한 수도 없이 유혹에 넘어갑니다.
제가 지식 창업가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주는 솔루션은 위의 선정적이면서 내용도 없는 콘텐츠보다는 확실히 좋습니다. 실제로 솔루션대로 해 볼 가치가 있고, 따라 하다 보면 소기의 성과도 낼 수 있습니다. 효과가 있으니, 그의 지식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그러나 너무 빠른 속도로 만들어낸 솔루션은 당장에는 파워풀할지 몰라도 생명력(유효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우려하는 점입니다.
과일 하나가 잘 익으려면 햇볕도 필요하고 비도 필요하고 영글 시간이 필요하듯이, 획득한 지식이 무르익으려면 반드시 숙성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무르익기 전에 꺼내어 쓰거나 억지로 익혀 쓰는 것은 반드시 한계가 있습니다. 내가 사용하기에도 한계가 생기고, 그것을 구매한 소비자도 쓰는 데도 한계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사업이 매번 잘 될 수는 없을 겁니다. '사상 최대 수익'의 다음 말은 당연히 정체 또는 하향입니다. 만약 힘든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간다면 그들은 이것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요? 혹자에게는 그런 것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빨리 궤도를 수정하거나, 힘든 상황이라 하더라도 훌훌 털고 일어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여기서 전제할 것은, 성찰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인지하고 그걸 뛰어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고집한다면, 아마도 쏟아내는 콘텐츠의 양에 비해 질이 담보가 되지 않을 것이고, 결국은 본인이 먼저 지치거나 아니면 그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먼저 지칠 수 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블로거나 유튜버가 어느 날 갑자기 슬럼프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분들의 상황이 아마도 이런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젊은 지식 창업가들에게 보내는 응원
저는 회사에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을 '입문교육'이라는 자리에서 11년째 만나고 있습니다. 교육기간이 2~3주 정도 되는데, 이 시간을 함께 한 친구들이 어림잡아 70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재능기부 형태로 서울/경기 지역의 대학생들을 만나 경영학을 가르친 지도 5년이 되었고, 그중 몇 명은 멘토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고 2인 딸과 중 1인 아들을 키우는 저의 입장에서는 젊은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사회의 일원이 될 것인지도 궁금하고, 그를 통해 우리 애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힌트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지식 창업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고,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기회가 그들 앞에 펼쳐지길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 앞에서 지금 길을 막 터가고 있는 젊은 지식 창업가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그들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저도 언젠가는 '지식'과 관련된 일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저와 젊은 지식 창업가들은 경쟁관계일까요? 실제로 전자책을 한 권 썼고, 동종의 책이 전자책 시장에서 팔리고 있으니, 그렇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을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의 좋은 점을 배우며 같이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떤 지점에서는 함께 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젊은 지식 창업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