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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운 Sep 19. 2024

써야만 하는 이유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쓰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막연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나는 글을 쓰고 싶었고, 쓰고 있었다. 아무도 보지 못할 글을 썼다. 수첩에도 끄적이고, 공개되지 않은 공간에 끄적이기도 하고. 이름 모를 누군가가 읽고 스쳐 지나갈 광장 같은 공간에도 혼잣말처럼 내 마음을 기록했다.

그러면 왜 나는 써야만 했고, 쓰고 있을까.

내 감정을 다른이에게 털어 놓은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늘 듣는 역할이 편하고 익숙했다.

하지만 내 마음과 내 이야기를 소리내어 말하는 일은 어려웠다. 어려웠지만 어떻게든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인 감정들은 비워내야만 했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여러 감정들이 쌓였을 때, 나는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른 이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감정을 안전하게 비워내는 일. 그 감정들 속에는 슬픔도, 아픔도, 기쁨도, 두려움도, 행복도 모두 뒤섞여 있었다. 짤막하게 남겨진 나의 글에 몇몇이들은 공감해주었고, 마음을 기울여 기꺼이 읽어주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좀 웃기긴 하지만, 나는 내가 내 글을 읽는 것이 참 재미있다. 완전 공감 100%로의 글이기 때문일까.


그리하여 나는 써야만 한다.

그 이유가 일상의 기록이든, 감정의 토로와 정화이든. 누군가의 공감이 필요해서이든지 간에.

무엇보다 나는 글쓰는 내가 좋고, 내가 쓴 글이 멋지지 않아도 좋고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든 나만의 것. 대체 불가한 무언가.

그래서 나는 아마도 계속 쓸 것이다. 다들리는 혼잣말, 나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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