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아팠다.
나에게 아프다, 는 것은 내 인생의 은은한 비지엠같은 것이라 아픔이 '찾아왔다'라기 보다는 '악화되었다'의 의미에 더 가깝지만.
최근 급격히 컨디션이 안 좋아지기는 했으나, 늘 견뎌 내다보면 좀 나아지고. 그렇게 살아왔기에 최근도 매일 링거와 약들로 버텨내며 나아 지겠거니, 했었다. 하지만 출근도 못 할 정도로 악화되고 생각보다 오래갈 줄은 예상치 못했던 일. 여러 병원들을 전전하며 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이미 모두 알고 있었던 것들. 여전히 명확한 답은 없었다. 세상 일들이 다 그렇지 뭐. 인과관계가 딱 맞게 돌아가는거, 아니잖아. 또 이렇게 나를 다독이며 -
아픔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나는 차라리 '통증' 으로써의 아픔은 꽤 잘 참아낸다고 자부하는 편이고 원장님, 교수님들께 칭찬도 듣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 나조차도 참아내기 힘든 종류의 아픔이 몇 있다. 통증 더하기 공포의 감정을 수반한.. 나의 존재가 무력하게 느껴지는 그런 것들.
그나마 이제는 이렇게 또각또각 글을 쓸 정도가 되었고, 또 조금씩 나아질테고. 그러다보면 또 흘러갈테지 -
미래를 비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낙관하지도 않는다. 미래의 나도, 또 어디론가를 향해 흘러가고 있을테니까.
이왕이면, 잔물결을 따라 흘러가고 싶다는 기대 정도는,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