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의 구름 주머니 속 비밀
내 이름은 루나.
나는 아주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어.
바로,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구름을 관찰하는 거야.
에이, 그게 뭐가 특별하냐고?
그건 몰라서 하는 말이지.
구름이 얼마나 예쁘고 다양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어떤 날은 토끼 모양, 어떤 날은 동그란 호빵 모양.
어떤 날은 늘씬한 고래 모양일 때도 있어.
하지만 내 취미가 정말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어.
그건 말이야… 나는 구름 주머니를 가지고 있거든.
구름 주머니가 뭐냐고?
음… 이건 비밀인데.
나는 마음이 답답해질 때마다, 구름 주머니에 구름을 하나씩 쏘옥, 쏙 집어넣어.
말하자면, 내 구름 주머니는 내가 슬프거나 울적할 때, 내 걱정과 고민을 담는 주머니야.
너무너무 슬프고 힘들었던 날에는, 구름 주머니에 구름을 아홉 개나 넣었던 적도 있어.
짝꿍 민기가 나를 바보라고 놀렸던 날에는 두 개,
우리 집 강아지 크림이가 아파서 새벽 내내 낑낑거렸던 날에는 다섯 개를 꾹꾹 눌러 넣었지.
그런데 말이야.
구름 주머니가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주머니를 들고서는 달리기는커녕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가 된 거야.
자꾸만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또 무거운 구름 주머니 때문에 넘어지고 말았어.
무릎에 봉긋 솟은 핏방울을 보며 엉엉 울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어.
“루나야.”
나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어.
하지만 주변에는 나를 아는 사람도, 부를 만한 사람도 없었어.
도대체 누가 내 이름을 부른 걸까?
나는 눈을 슥슥 비비고 다시 둘러보았어.
‘내가 잘못 들었나?’ 하고 손에 묻은 흙을 툭툭 털고 일어서려던 그때,
또다시 소리가 들려왔어.
“루나야, 나를 여기서 꺼내 줘. 너무 답답해. 얼른 나가고 싶어.”
웅성이는 소리가 들리는 곳은 바로 내 구름 주머니였어.
내가 하나하나 넣어두었던 구름들이 나를 부르고 있었던 거야.
나는 놀라서 주머니에 귀를 기울였어.
“나도 나도! 여기는 너무 좁고 갑갑해. 우리를 넓은 하늘로 보내줘!”
“내가 있던 하늘이 그리워. 고향으로 돌려보내 줘!”
구름들은 내가 귀를 기울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아우성쳤어.
‘내가 너희를 주머니에 가둬놓는 바람에 이렇게 힘들었구나…’
갑자기 구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나는 그냥 슬프고 답답할 때마다, 좋아하는 구름들을 하나둘 담았을 뿐인데…
그 작은 구름들은 좁은 주머니 안에서 얼마나 벗어나고 싶었을까.
‘그래, 결심했어!’
나는 가장 위에 있던 별 모양 구름 하나를 꺼내 손바닥에 올려놓았어.
그리고 후— 하고 불어주었어.
별 모양 구름은 기다렸다는 듯 바람을 타고 훨훨 하늘로 날아갔어.
마치 날개를 펄럭이며 나는 새처럼.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내 마음도 하늘을 나는 것 같았어.
나는 하나둘, 구름들을 꺼내 손바닥에 올려
후— 후— 불어 보냈어.
구름이 하나씩 날아갈 때마다,
구름 주머니는 점점 가벼워졌고, 내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졌어.
마지막 구름이 남았을 때, 나는 조심스럽게 손바닥에 올렸어.
그 구름은 아주 귀여운 작은 새 모양이었어.
‘안녕, 작은 새 모양 구름아. 구름 주머니 안에서 오래오래 갇혀 있어서 힘들었지?
이젠 널 자유롭게 보내줄게.
파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녀.’
나는 마지막 구름에게 속삭이며,
후— 하고 바람에 실어 보냈어.
작은 새 모양 구름은 정말 새처럼 저 멀리 멀리 날아갔어.
나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그맣게 웃었어.
나의 구름 주머니는 이제 텅 비었지만,
내 마음은 이상하게 아주아주 가득 찬 것 같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