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일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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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인스타그램에 기록을 잘 하지 않는다. 원래 일상의 장면들이나 순간의 생각들을 짧게라도 사진일기의 느낌으로 남기는 편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뜸해지게 되었다. 현생에서 마주하는 관계의 사람들에게 나의 너무 날것인 일상과 마음들을 들키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리고 반대로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원치 않는 투 머치 인포메이션으로 피로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기도 했다.


실은 그 둘 모두 그저, 지금의 상황에 대해 꽤 합리적인 변명으로 궁리해 낸 것들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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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해 보고, 새로운 것에 발담그어 보는 일이 무의미하지는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내 마음이 한 겹 붕 뜬 상태로 겉도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지속성이라는 차원에서, 고민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 상태로 되든 안되는 계속 하다 보면 그 붕 뜬 사이의 빈 틈이 채워지게 될지. 아니면 더 나아질 것도, 나빠질 것도 없는 상태로 무언가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자위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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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 시리즈를 격파하고 있는 중. 알쓸별잡 지중해편이 끝나고, 오래전의 알쓸신잡 시리즈와 함께 알쓸인잡까지 병행하며 부지런히 보고 있다.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없긴 하지만 쓸데없이 다양한 지식들을 내가 새로이 알게되는 것 만으로도 감정적인 충족이 매우 크다. 이것이 바로 지적 허영심이라 해도 될런지. 몰랐던 세상을 엿보게 되는 순간들마다 좀 더 삶에 의욕이 차오른다. 불투명하고 흐릿했던 내가 좀더 채워지고 단단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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