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걸음만 걸어도,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사원을 마주하는 나라에 여행을 갔음에도 정작 맘먹고 사원을 관광하러 간 것은 치앙마이에서의 도이수텝이 전부였다. 원래 여행 성향이 관광보다는 휴양과 맛집, 카페투어정도에 초점을 두는 편이기도 하고. 애써 찾아가지 않아도 보이는 곳이었기에, 더 작정하고 찾아갈 마음을 먹지 않았던것 같기도 하다.
원래의 목적지는 카페 리스트 중의 하나였던, Cafe blue whale 이었다. 조그만 규모이지만 시원시원한 짙은 바다색의 내부와 고래 일러스트가 그려진 카페의 분위기가 왠지 매력적으로 느껴지던 곳. 하지만 카페가 있는 골목 어귀 즈음에서 우버를 세우고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가니, 이런. 하필 내부 공사중이었다. 여행 중에 왕왕 겪는 일이지만, 그래도 조금 서운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 걸어나오는 길, 바로 앞에 있었던 왓 포 사원을 찾았다. 계획에 없던 방문이었지만 엄청난 사원의 규모와 장엄함에 감탄하며 사원을 관람하고 나니 얼마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리고 해지는 짜오프라야강을 보며 저녁을 먹고자 예약해두었던 곳, ESS Deck의 Eat sight story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아주 조금 이르긴 했지만, 해질녘의 공기처럼 느릿한 걸음으로 -
왓 아룬을 마주하는 멋진 뷰로 유명한 곳이었기에, 미리 예약을 하고 가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붐빌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여유로웠고 시끄럽지도 않았다. 예약을 확인하고, 친절한 안내를 받아 사원과 마주앉는 강가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식사류부터 디저트, 칵테일 등 메뉴는 무척 다양한 편. 메뉴판을 찬찬히 정독하고, 뒤늦게 매력에 포옥 빠져버린 그린커리와 해산물 볶음밥, 수박쥬스를 주문했다. 무엇을 먹더라도 이런 뷰를 마주하는 식사는 꿀맛일거라 생각하면서 -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점점 하늘빛이 붉게 물들었다. 넓게 놓여진 테이블마다 적당한 크기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거나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 간간히 오고가는 짜오프라야 강 위의 수상택시와 보트들. 살랑거리는 바람까지, 하나 하나 모두 다 평화로운 장면의 조각들 - 공사중인 왓아룬은 왠지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떠오르기도 했다.
굳이 분위기효과를 필터링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었던 볶음밥과 그린커리. 적당히 고슬고슬하게 볶아진 해산물 볶음밥도, 뭉텅뭉텅 잘라서 큼직하게 들어있는 고기와 야채가 뭉근하고 부드러운 그린커리도, 모두 맛있었다. 애프터눈티 두 세트로 거한 점심을 먹었음에도, 배부르다아- 라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손은 자꾸만 접시를 향하는 언행 불일치를 실천하고 있었으니 -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니 제법 어둑해지기 시작했던 하늘. 더욱 짙어진 하늘빛과, 더욱 반짝이던 강의 물결빛, 습기를 머금은 바람결이 그 곳에서의 시간을 완성시켜 주었다. :)
주소 : At the end of soi Tha tien Maharaj Road , Phranakorn ,Bangkok | Arun Residence Group, Bangkok 10200, Thailand
전화번호 : +66 2 622 2163
영업시간 : 월 - 목 11:00 - 10:00 금 - 일 11:00 -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