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나고 나서야 더 또렷해지는 기억들이 있다. 심장이 울릴 만큼 컸던 음악, 같은 노래를 함께 부르던 순간들. 반짝이고 뜨거웠던 축제가 끝나고 나면, 조금 전의 열기가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다만 공기 속에 남은 잔열이 그 모든 순간이 꿈은 아니었다고 조용히 증명해 줄 뿐이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유난히 마음에 남았던 장면과 얼굴들, 문득 울컥했던 순간들. 축제가 끝난 뒤에야 나는 그 기억들을 차곡히 접어 마음속에 꽂아둔다. 그렇게 정리되는 동안, 즐거움은 오히려 더 깊어진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그렇듯, 즐거움에도 끝은 필요하다. 끝이 없는 축제는 오히려 축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둠이 있어 빛이 또렷해지듯, 즐거움은 끝을 전제로 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래서 나는 지나간 축제를 아쉬워하기보다 잘 마무리된 기억으로 남겨두려 한다. 끝이 있었기에, 그 시간은 내 마음속에서 결정체처럼 남았다. 축제가 끝난 자리에서 시작되는 건 공허가 아니라, 또 다른 언젠가를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