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타인

by 휴운

*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게 된다. 잘 지냈는지, 요즘은 어떤지. 물리적으로 멀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질문은 쉽게 다정해진다. 괜찮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놓인다.


이상한 일이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는 조심스럽고,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는 점점 무심해진다. 자주 마주친다는 이유로 안부를 생략하고, 내가 보고 있는 모습만으로 그 사람의 상태를 짐작해 버린다. 괜찮아 보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었던 건 내 마음의 여유를 아끼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까이 있다고 해서 정말 알고 있는 걸까.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까지 공유하고 있다고 착각한 건 아닐까. 묻지 않아서 몰랐고, 확인하지 않아서 단정해 온 순간들이 쌓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르게 해보려 한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 하던 그 질문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건네보는 일. 자주 본다는 이유로 생략했던 안부를 다시 묻는 일. 익숙함 뒤에 가려졌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일.


가장 가까운 사람은, 때로 가장 모르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심스럽게 묻는다.

괜찮아? 정말로.

매거진의 이전글복사하기 붙여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