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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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렬 독서가 일상인 나는 늘 여러 권의 책들을 주변에 펼쳐놓고는 한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으나 다양한 책에 대한 호기심을 누르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한 가지 책을 진득하게 읽어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다방면에 대한 관심사의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반면 한 책의 끝까지 다 읽어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약점이 발생하게 된다.


무엇이든 세상사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한 가지 일이 점점 전개되고, 심화되고 발전되어 극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그것이 결국은 어떤 모양으로 해결되고 정리된다. 하물며 하나의 책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 고민들로 빚어낸 기승전결의 이야기들이 들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궁금했던 것, 알고 싶고 읽고 싶은 것들만 쏙쏙, 얌체처럼 읽어버리는 자신이 조금 얌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정작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마지막 페이지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에게 말해주고 싶은 작가의 말들을 중간즈음 듣다가 등 돌려 버리는 듯한 기분.


그래서 이제는 조금씩 의식적인 노력을 해보려 한다. 일단은 시작과 함께 마지막까지 함께 해 보는 것을. 그것이 어렵다면 빠짐없이 모든 이야기들을 다 읽어내지는 못하더라도, 마지막 페이지는 꼭 읽고 책을 덮어 보기로. 그것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고심하고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 깊이 생각하며 마침표를 찍었을 작가에 대한 작은 예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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