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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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덧셈이라는 셈하기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덧셈이 있다. 수많은 덧셈식들 중의 하나일 뿐인데 가장 처음 배운 덧셈 식이기 때문일까. 1+1=( )라는 빈 칸에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고사리손으로 '2'를 꾸욱 힘주어 써 넣었던 기억이 난다. 제법 나, 이제 덧셈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의기양양함과 함께.

가장 기본이 되는 덧셈식으로 덧셈에 입문하게 되는 시절이 지나면 이제 농담 좀 주고 받을 줄 아는 나이가 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함께 유치하기 짝이 없는 실없는 말장난에 까르르거리는 시기.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손바닥만한 수수께끼 책에 나오는 것들을 몇 개 외워다가 친구들 여럿이 모인데서 제법 이야기꾼처럼 풀어내는 것이 쉬는시간의 풍경이었던 날들.

'야 , 너 1+1은 뭐게?' 라고 물어보는 친구. 그런 것도 질문이라고 물어보냐는 눈빛으로 뭐? 당연히 2지! 라고 총알같이 대답하는 친구와, 저 질문에 무슨 꿍꿍이가 숨어있는 걸까 방어적인 마음으로 대답을 미루며 다른 이의 대답을 지켜보는 친구로 나뉘던 시절. 2라고 대답하는 친구에게,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야, 1+1=田 창문이잖아!'라고 외치며 의외의 답에 어이없어 하는 친구들의 반응을 즐기던 말 재간둥이 친구 생각이 난다.

그런 저런 시절들을 지나며 이제 1+1의 정답을 정성스레 써 넣던 순수함도, 친구들과 별 것 아닌 유치한 농담에도 까르르 넘어가던 소녀감성도 모두 어딘가에 꽁꽁 숨어버린 것만 같다. 이제 내가 가장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1+1이란 편의점이나 마트의 매대에 빨간 또는 노란 폰트로 붙여진 1+1이라는 볼드체의 글씨. 그리고 초록색 마트 테이프로 짝이 되기 싫은 둘을 억지로 꽁꽁 붙여놓은 듯한 두개의 물건같은 물성의 이미지들이다.

이제는 내가 그 1+1이라는 공식을 조금 비틀어 보고 싶다.

하나의 물방울 위에 또 하나의 물방울을 떨어뜨려도 여전히 하나의 물방울이 되듯,

1+1은 여전히 1이라는 공식으로.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두 배로 양이 늘어나는 증식이 아닌,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더 여전히 그 하나가 풍부하고 넓어지는 그런 것으로.

나 하나에 하나, 또 하나를 더해가고 쌓아가다 보면 더 단단하고 밀도있는 하나의 내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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