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기꺼이 속아주는 일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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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무엇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

아마 지구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수 만큼 다양한 정의들이 존재할 것이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고 멋진 것을 상대에게 쥐어주는 것이 사랑일까. 내가 생각하는 그 멋진 것이 과연 상대에게도 최고로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사실 우리는 모두 멋지고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슴 한 구석에 품고 살아간다. 직장에서 최고로 유능한 사람은 못되더라도 무능하다고 손가락질 받지는 않고 싶은 마음. 인플루언서급의 인기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그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야, 라는 이미지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 이런 저런 마음들이, 가끔은 거짓이라는 포장지로 진짜의 나를 감춰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사람을 둘러싼 포장지가 실은 진짜가 아님을 알아차렸음에도, 배신감보다 측은함이 드는 사람이 있다. 너 왜 이렇게 포장 뒤에 널 감추고 있니. 무엇이 너를 이렇게 숨게 만들었니. 거짓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마음에 애잔해지는 나의 마음.

그리하여 그 거짓을 괘씸해하지 않고, 거짓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속아주는 마음. 굳이 진실을 파헤쳐 상대의 마음이 다치기를 원치 않는 그 마음. 나 하나 그에게 기꺼이 속아주는 일, 그것이 바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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