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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처음 마주하는 찰나에는 늘 미세한 서먹함이 감돈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눈동자가 방황하고, 마음의 빗장을 푸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곤 한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성별과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낯선 타인과 단숨에 거리를 좁히는 법. 바로 '악수'다. 태어나 처음 본 이와 신체의 일부를 맞닿으며 인사를 나눈다는 것.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는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여는 비밀번호와 같다.
서로가 어떤 삶을 통과해왔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맞잡은 손바닥을 통해 체온이 섞이는 순간, 기묘한 감각이 깨어난다. 수천 마디의 문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진심이 그 짧은 찰나에 오고 가는 것이다. 손마디의 굳은살에서 삶의 무게를 느끼고, 적당한 악력에서 상대의 의지를 읽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만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입술 밖으로 차마 나오지 못한 말들, 표정 뒤에 숨겨진 서툰 진심은 때로 눈빛보다 손끝을 통해 더 선명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결국, 손을 잡는다는 건 당신의 온도를 내 안에 잠시 머물게 하겠다는 고요하지만 뜨거운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