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안고 산책을 나선다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44

by 마마튤립

바깥바람을 쐬기 위해, 나는 아기띠를 하고 아기와 종종 산책을 나선다.


이제 거의 9kg이 되어가는 아기를 품에 안고 서로의 체온을 나눠가며 걷다 보면,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이라도 우리의 배는 후끈후끈 뜨거워진다.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엔 땀으로 흥건할 때도 당연 있었다.


아기띠를 하면 덥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해서 유모차에 태우고 나가면, 아기는 역시 엄마 품이 좋은지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금세 칭얼거리기 시작한다. 아기가 그토록 좋아하는 떡뻥도 소용이 없다.


그럴 때면 약간 좌절스러운 마음과 함께, 유모차 아래에 실어놓았던 아기띠를 하고 칭얼거리는 아기를 안아준다. 유모차도 끌고 아기띠도 메고 있으면 그렇게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울 수 없다. 그렇지만 유모차를 타다 보면 칭얼거리는 경우가 많기에 반드시 아기띠도 필수로 챙겨 나간다.


번거로움과 거추장스러움이 있지만 육아는 템빨이라는 말이 있듯,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니 일단 다 가지고 나가보는 것이다.


아기와 함께 나갈 땐, 이제 거의 내 가방은 따로 챙기지 않는다. 큰 아기 가방에 각종 아기 용품을 가득 넣고, 가-끔 나의 작은 립스틱과 지갑 정도를 챙길까 말까 한다. 때문에 아기 짐으로는 보부상 저리 가라 할 수 있지만, 내 짐은 거의 무소유에 가깝다.


아기띠를 하고 나설 때도 아기의 짐 가방은 언제나 필수로 가지고 나가는데, 그 작은 가방에는 약 6시간을 외출해도 끄떡없는 준비물들이 착착 들어가 있다.


그런 가방을 들고 아기도 안고 산책을 하면 조금 무겁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내 품 안에서 세상을 구경하느라 요리조리 고개를 돌리기 바쁜 아기를 보면, 아기에게 다양한 것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이내 발걸음을 자연스레 내딛게 된다.


이제 가을이 왔다. 가을은 산책의 계절!

아기가 더 커지면 아기띠도 졸업해야 하는 시기가 올 테니, 부단히 아기를 안고 산책에 나서야겠다.


시원한 바람, 그리고 이내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 둘 사이의 후끈함이 따뜻함으로 변해가겠지!

함께 맞는 새로운 계절, 가을의 산책이 기대되는 그런 밤이다.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마흔네 번째 날이다.


너무나 가을스러워진 날씨에 신이 난 나머지, 아기의 잘 시간이 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저녁 산책을 나섰다.


남편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가 바깥세상을 더 제대로 보고 싶은지 아기띠에서 나오려고 하길래, 아기의 몸을 앞쪽으로 바꾸어줬더니 신나는 듯 다리를 마구 동동거렸다.


그 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어주려고 조금 뒤로 물러섰는데, 커다란 사람에게 자그마한 사람이 달려있는 듯한 형상을 보니 어찌나 신기하고 또 귀엽던지! 사진을 대충 찍고 아기에게 달려가 말랑한 팔에다가 뽀뽀를 쪽 해줬다.


이제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 좋아지면, 산책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자꾸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 할 텐데! 큰일이다.

아기가 더 더 많이 크면, 조금 늦게 잠드는 것쯤이야 괜찮겠지? 우리와 함께하는 산책길을 지금보다 더 즐거워해주겠지?


남편과 내가 아기의 양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아기와 산책을 나서는 즐겁고 귀여운 상상을 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우리가 함께 걷는 첫날을 꼭 영상으로, 사진으로, 글로 모두 기록하겠다고 다짐해 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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