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43
나는 몰랐다, 육아에도 월요병이 있다는 걸!
금요일 밤이 되면 그토록 신이 나고 일요일 밤이 되었을 때 월요일이 천천히 오길 바라는 건, 엄마가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밤까지는 남편과 함께 육아를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놓이는데, 월요일이 오면 또다시 나 홀로 육아를 해야 하기에 반드시! 마음을 고쳐먹어야 한다.
‘아기랑 행복한 한 주를 보내야지, 으쌰쌰!’
하고 말이다.
사실 아기와 둘이 있을 때보다 남편까지 함께 셋이 있으면 좋은 것이, 비단 육아를 분담할 수 있는 것 때문만은 결코 아니다. 셋이서 함께 놀다 보면 웃을 일이 더 많아지고, 때문에 모두가 행복한 감정을 더 잦게 느낄 수 있으니 서로 너무 좋을 수밖에!
아기와 둘이 있으면 아기와 함께 놀다가, 밥을 주고, 집안 청소도 하고, 아기를 재우고.. 등등을 혼자서 다 해야 하니- 별 것 아닌 듯 하지만 혼자 몹시 바빠지곤 한다. 정신없어지는 집안은 덤이고 말이다.
내 끼니 또한 잘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아기의 끼니는 제때제때 줘야 하니, 그 또한 때론 서글픈 부분이다.
(아기가 잘 때 먹어도 되지만,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깰까 맘 편히 준비하기가 꽤나 어렵다. 가끔은 밥시간이 아직 되지 않아 집안 정리를 하다가, 이제 먹어볼까- 하는데 아기가 깨서 못 먹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월요일이 되면 마음을 가다듬고 위에 적은 것처럼 머릿속으로 ‘행복한 한 주를 보내자!’ 생각을 한다. 그러고 나면 사실 이런저런 힘든 것들이 무색해지게, 아기의 귀엽고 예쁜 모습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운동을 하러 가기 전에는 귀찮음이 가득인데 막상 가면 열심히 땀을 빼고 오는 것처럼, 일요일 밤에는 ’으아~ 또 월요일이네!‘ 하고 슬퍼하다가 막상 월요일이 오면 아기와의 시간을 열심히, 즐겁게, 최선을 다해 보내려 노력하는 것이다.
엄마에게도 월요병이 있다는 걸 아기가 알면 어떤 기분일까?
혹시 ‘엄마는 나랑 둘이 보내는 게 힘드시다는 건가? 엄마는 나를 분명 매일 사랑한다고 하시는데-!’ 하고 슬퍼하진 않으려나, 괜스레 미안해진다.
이렇게 아기와 나 둘이서 꼭 붙어있는 날이 평생에 몇 되지 않을 테니, 월요병쯤이야 가볍게 넘어갈 수 있도록 튼튼한 마음을 지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우리 아기의 하나뿐이 없는 든든한 엄마이니까!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마흔세 번째 날이다.
오늘 하루를 보낼 때에는 몰랐다. 월요병에 살짝 걸렸다는 걸.
아기를 재우고, 놀아주고, 이유식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잠시 이웃집 아기와 함께 산책을 하고 오니 금세 저녁시간이 되었다.
남편이 퇴근할 시간이 되어, (월요일 저녁은 보통 사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랜만에 뭘 해 먹을까 하는데- 옆집 언니에게서 반가운 연락이 왔다. 저녁 식사를 나누어 주신다는!
마침, 막 퇴근한 남편과 함께 옆집에서 나누어준 맛있는 초계국수를 먹고 나니 눈에 초점이 없어질 듯하게 힘이 쫙 빠져버렸다.
나의 멍-한 상태를 본 남편은 소파에서 쉬라고 말하며, 아기의 이유식을 먹여주었다.
잠시 쉬다 보니 어느새 필라테스를 갈 시간이 다가와, 운동복으로 환복을 하고 후다닥 집을 나섰다.
운동을 가는 길에 잠시 느낀 밤공기가, 어느새 무척이나 시원해졌다. 9월이 되었다고 공기마저 이렇게 바로 가을스러워졌다니!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 산책길에서 만난 나무들에도 조금씩 단풍이 들고 있었다.
이제 곧 알록달록해진 세상을 볼 수 있겠구나 싶으니, 아기와 함께하는 제대로 된 첫가을이 갑자기 몹시도 기대되었다.
운동을 끝내고 잠시 벤치에 앉아 시원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다 보니, 온 지도 모르게 내게 찾아왔던 월요병이 가을바람에 휙 날아갔다.
오늘, 월요일도 무사히 이렇게 지나간다.
그럼 이제 화요일-금요일까지 또 즐거이 보내보자!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너무도 소중한 지금 이 시간들을 만끽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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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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