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46
오늘은 남편이 1박 2일 워크숍을 떠난 날이다.
처음으로 아기와 함께 둘이서 잠을 자는 날!
아침부터 밤까지 아기와 함께 하는 날이 처음이었기에 오늘이 다가올수록 괜히 걱정이 태산이었다.
남편이 가끔 회식을 하고 늦게 들어오는 날에도 신경이 곤두서있던 나였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디 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리고 드디어 남편이 워크숍에 떠나는 당일이 되었고, 괜히 또 남편이 아기와 종일 함께 있는 나를 걱정할까 봐, 자기 전에 장문의 카톡을 예약발송 해놓고 잠에 들었다. 나와 아기는 잘 있을 테니 걱정은 하지지 말고 재미있게 지내다 오라는 식의 메시지였다.
남편이 집에서 나설 시간 즈음 예약 메시지를 보내 놓았더니, 이런 메시지를 남겨 놓았냐며 고맙다는 답장을 보내왔고- 나는 그 답장을 확인한 뒤 기분 좋게 아기와의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사실 아침 그리고 저녁이 되기 전 오후 시간에는 별 다를 바가 없는 똑같은 일상이었다.
다만 저녁시간이 되면서 아기를 씻겨야 하는 숙제가 생겼고, 그 후에는 아기 빨래 개기와 아기 재우기 그리고 설거지하기 정도의 일만 처리하면 되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나의 저녁 식사는 자상한 옆집 가족이 챙겨주셔서 덕분에 든든하게 먹고, 빨래와 아기 재우기 그리고 설거지까지 힘을 내서 모두 클리어했다.
오래전부터 예상하고 있던 날이라서 그리고 아기가 오늘 하루 무탈하게 잘 지내준 날이라서, 아기와 함께하는 하루 종일이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아기 머리를 씻길 때 손목이 무척 시큰거려 와서, 아기의 머리를 휙휙 잘 감겨주는 남편에게 고마움이 느껴질 뿐이었다. 역시 잠시 빈자리를 느껴야 더 고마움이 느껴지는 법인가!
내일은 다시 우리 세 식구의 온전한 저녁시간이 찾아오겠지!
요즘 '아바 아바- 아빠-!' 하고 말을 하기 시작하는 우리 아기가 아빠를 보면 얼마나 좋아할지, 그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그런 밤이다.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마흔여섯 번째 날이다.
남편이 없는 저녁시간을 아기와 함께 보내니, 조금은 적적한 기분이 들었다.
아기도 아빠를 찾는지 자기 전에도 '아바 아바-'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아빠가 오늘 들어오시지 않는 걸 아기도 아는 걸까!? 싶어서 '아기야, 코~ 하고 나면 아빠 오실 거야!' 하고 이야기를 해줬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아기는 이내 잠이 들었고, 나는 슬며시 방을 빠져나와 못다 한 집안일을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거실에 혼자 앉아 있으니, 문득 아기를 낳기 전 일상이 떠올랐다.
'지금쯤이면 남편과 산책을 나섰거나, 운동을 갔거나, 아니면 일을 하거나 그러고 있겠지?' 하고 생각함과 동시에, 집안 곳곳에 있는 아기의 흔적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올망졸망 귀여운 아기의 물건들.
엄마가 된 지 이제야 일 년이 되어갈 뿐인데, 나는 어느새 완벽한 한 아기의 엄마로 거듭나있었다.
나보다 아기가 먼저인 게 당연해지는 그런 '엄마'라는 존재.
아기를 낳기 전에는 아기가 없던 자유로운 삶이 무척이나 그리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많은 않다.
아기와 함께 하는 매일이 소중하고 충만하게 느껴져서, 그리고 아기가 없는 삶이 이제는 상상이 되지 않아서 그리울 수가 없어졌다. 아기는 나에게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다.
나의 소중한 아기와 함께, 내일 남편이 오기 전까지 또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겠다.
그리고 세 식구가 함께하는 내일 저녁은 더 즐겁게 보내야지!
남편 없는 하루 육아는 이렇게 무사히 끝나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