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30개월 육아일기

by 마마튤립

아이와 소꿉놀이를 하던 도중, 빵 모형을 건네며 "이거 먹어봐~"라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덥석 받는 시늉을 했을 아이가 나를 보며 이렇게 대답한다.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 엄마!"


어머나. 작고 귀여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너무 예뻐서 두 손으로 아이의 볼을 포근히 감싸주었다.

"우아 멋지게 거절할 줄 아네? 알겠어. 나중에 먹고 싶으면 꼭 말해줘!"하고 대답하며 말이다.


나는 원래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 순간 예쁜 말만 골라서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적어도 2023년 9월, 아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깨달았다. 내가 내뱉는 말과 행동이 이 아이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세상의 전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 깨달음 덕에 아이에게 내뱉는 언어를 더 매만지게 되었다.


어느 날, 어린이집 하원을 하는데 선생님이 놀란 표정으로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어머님, 친구가 뭘 줬는데 '마음만 받을게, 고맙지만~' 하고 거절을 하더라고요!"라고 말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우와 친구한테도 그렇게 말해줬어? 친구가 거절당했지만 마음이 안 불편했겠다!"하고 이야기해 주며 멋지다고 칭찬해 주었다.


지켜보니 아이의 말투와 행동은 가장 가까이 지내는 엄마를 참 많이도 닮아간다. 내가 무심히 내뱉은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라는 말을 어느샌가 아이가 자기만의 언어로 흡수해 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모습을 보고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를 보면 책임감이 꽤나 무겁긴 하지만, 기분 좋은 무거움인 건 분명하다.


이전에는 나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 잘 살려고 노력했다면, 이제는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가장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삶을 살아간다.


아이가 다 보지는 못하겠지만, 운동도 꾸준히 하고 일도 성실히 하며 독서도 게을리하지 않으려 한다.

아이에게 열심히 하라고 등을 떠밀기 전에, 나부터 내 삶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 한 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