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 Selene #27: by Florist Hyein]
수국은 물을 참 좋아해
수국 [水菊, Hydrangea]
많은 꽃들 중 물을 특히나 더 좋아하는 수국은 한자에도 학명에도 '물'이 가득이다.
水, Hydro-
동글동글 빚어낸 듯한 수국은 꽃의 크기가 꽤나 큼직해서, 한 송이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꽃이다.
겹겹이 피는 수국, 뾰족한 뿔처럼 자라는 수국, 레이스처럼 펼쳐지는 수국 등.. 수국이 가진 형태와 느낌은 제각기 다른데,
특히 둥근 형태의 수국은 뽀글뽀글한 부처님의 머리를 닮아 '불두화'라고 불리기도 한다니, 꽃의 이름을 짓는 것이 어려울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듯싶다.
물을 참 좋아해서 꽃 머리 전체를 물에다가 30분가량 넣어주면 더욱 싱싱해지는 수국-
이토록 물을 좋아하는 수국이기에, 메마른 땅에 심게 되면 수국이 꽃을 제대로 피우기도 전에 지게 될 것이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구경하지도 못한 채 죽어가는 모습만 바라보게 될 수도 있다니!
수국은 수분기가 가득한 촉촉한 토양에 심어주는 것이 제격이다.
정말 독특하고 신기한 수국의 특징은, 특정한 종에 한정하여 흙의 pH 농도에 따라 꽃의 색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알칼리성 땅에서는 보라색 또는 핑크색 꽃을 산성의 땅에서는 파란색 꽃을 피운다는데, 자연의 신비로움이 놀라울 따름이다.
요즘 날씨처럼 뜨거운 여름날, 제주도에는 고운 빛깔의 수국이 얼굴을 내밀어 담벼락 앞과 길가를 수놓고 있다. 큼지막한 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태를 바라보고 있자면, 카메라를 꺼내 들지 않을 수 없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날씨, 일렁이는 태양 아래에서 꽃망울을 터트리며 묵묵히 제 꽃잎을 펼쳐내는 수국.
타들어 갈 것 같은 날씨에도 활짝 만개한 꽃잎들로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눈 요깃거리를 선사하는 수국.
줄 수만 있다면, 그 어느 꽃 보다 물을 사랑하는 수국에게 시원한 물을 꿀꺽꿀꺽 마시게 해 주고 싶은 그런 애정 어린 마음이 괜스레 생긴다.
[수국 오래 보는 tip]
꽃줄기를 사선으로 잘라 물에 담가 놓는다. 만약 꽃들이 축-쳐져 있으면, 꽃 머리 부분을 통째로 시원한 물에 30분-한 시간 가량 넣었다 빼준다. 그러면 싱싱하게 살아난 수국을 발견할 수 있다!
[ Flower X Culture ]
Selene Florist. Hyein
2018.07.27
더 북 셀레네는 매주 금요일에 발행되며, 여러 명의 에디터와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