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 Selene #28: by Editor Curtis]
고결한 그림 속 매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이라고 하면 으레 무궁화가 생각난다. 그런데 그보다도 우리 선조들이 사랑하던 꽃이 있다.
바로 매화(梅化)
때아닌 폭염이 찾아오니 추운 겨울이 간절해지는데, 바로 그런 차디찬 계절을 지내고 피어내는 꽃이다.
이 꽃은 벚꽃과도 비슷하게 생겨서, 봄이면 매화인지 벚꽃인지 때 아닌 작은 논쟁이 벌어지고는 한다.
추운 겨울을 버티고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 매화
그렇기에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이자, 나이 든 몸에서 정력이 살아나는 회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탓에 매화의 꽃말은 바로 "고격"과 "기품"이다.
<고사 관수도> 등을 그린 조선 초기 문인 강희안은, 화목 9 등품론에서 꽃을 9가지의 등급으로 나누어 그 품성을 논할 적에 매화를 1품으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그런 매화를 생각하니 김환기 화백이 떠오른다.
이 분이 누군가 싶겠지만 또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서울에 위치한 '환기미술관'이 바로 그의 아내가 생전에 마련한 곳이기도 하다.
추상적인 모습 속에서, 우리나라 전통을 잘 담아낸 김환기 화백의 그림 <항아리와 매화>
그리고 또 다른 1957년작 <매화와 항아리>
이처럼 여러 작품 속에서 매화를 표현해낸 그.
사실 매화는 겨우내를 버티고 나와 잠시간 볼 수 있는 꽃인 탓에 김환기 화백 역시 매화가 꽤나 그리웠을 터이다. (그는 고국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다.)
흔히 그를 두고는, 추상미술에 한국적 서정성을 더한 작가라고들 한다. 추상화 속에 은근한 서정을 담았고. 매화를 그려낸 작품들 뿐 아니라 점으로만 표현해낸 점화들 역시 그렇다.
이러한 점들이 단순한 점이 아니기에, 한국 미술사에서 손에 꼽히도록 인정받고 경매에서도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는 것이 아닐까.
일제강점기를 지내고, 광복을 맞이한 우리나라처럼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깨우는 매화
그 매화를 생각하니, 그저 정겹다.
*재미있는 미술 경매 이야기
1. 경매 낙찰가를 영어로 "해머 프라이스(Hammer price)"라고 하는데, 이는 낙찰되는 순간 경매사가 망치를 두드리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그러나 실제 구입 가격은 낙찰가에서 수수료(10-20%)를 더하기 때문에 훨씬 높아진다고 한다.
2. 우리나라 미술 경매 최고가는 김환기 화백의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 85억 원에 낙찰되었다. (수수료를 감안하면 100억 원 이상)
[ Flower X Culture ]
Selene Editor. Curtis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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